국내 최대 재래 항만인 부산항 북항이 국내 처음으로 기름 냄새가 없는 친환경 항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부산항 북항에서 경유를 쓰는 야드 크레인(RTGC·고무바퀴로 움직이는 크레인·사진)의 동력을 전기로 바꾸는 '무공해 시스템 전환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야드 크레인 동력을 경유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사업을 올해 처음 실시, 북항에서 경유를 사용하는 전체 149대의 야드 크레인 가운데 36대의 동력을 올해 말까지 전기로 전환 완료키로 했다. 내년에는 60대를 추가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6~2007년 시범 사업을 통해 전기로 전환한 2대와 지난해 부두 운영사가 개별적으로 전기로 전환한 7대를 합치면 내년 말까지 모두 105대가 기름 냄새를 풍기지 않는 야드 크레인으로 바뀌게 된다. 전기를 이용해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크레인(RMGC) 5대를 제외한 북항의 모든 야드 크레인은 지금까지 경유를 동력으로 사용해 왔다.
전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야드 크레인은 경유를 사용할 때 나오는 대당 연간 357㎏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질소 산화물 등 각종 미세먼지와 소음 발생도 줄인다.
BPA 관계자는 "이 같은 친환경 항만으로의 전환은 재래항만 시설을 갖춘 국내 다른 항만에 비해 가장 빠른 것"이라며 "다른 항만은 아직 계획 수립 등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동력을 전기로 사용하면 유지 비용이 경유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경제적 효과도 엄청나다. 지난해 동력을 전기로 전환한 부산 자성대부두 야드 크레인 2대의 경우, 그 해 8월부터 12월까지 운영 비용이 116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경유를 사용했다면 1억1500만원 정도 들었을 것이란 점으로 볼 때, 운영 비용을 90%가량 줄일 수 있다.
BPA는 175억원의 예산을 확보, 야드 크레인 동력을 전기로 바꾸는 부두 운영사를 지원하고 있다. BPA가 전기와 토목공사비를 대고, 장비 개조 비용 등은 부두 운영사가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