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혜천의 일본 야쿠르트행이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이승엽(요미우리)과 양준혁(삼성)에게도 영향이 미치게 됐다.
이혜천이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으면 같은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와는 적으로 만나게 된다. 이승엽과도 마찬가지다. 이혜천이 풀타임 선발을 맡든, 혹은 불펜 임무를 담당하든, 이승엽과의 맞대결은 수시로 이뤄질 전망이다. 좋은 좌타자가 많은 요미우리 특성상 왼손 이혜천의 활용도가 높을 전망.
이승엽은 국내 시절 이혜천과 친분이 두터웠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철저하게 봉쇄당하는 관계였다. 2000년대 초반 이승엽은 "어떤 투수가 상대하기 가장 어렵나"라는 질에 "두산 이혜천이 정말 껄끄럽다"고 말하곤 했다.
이혜천이 1군에 데뷔한 98년부터 이승엽의 삼성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3년까지 이승엽은 이혜천과의 대결에서 71타수 17안타(타율 0.239)에 홈런 4개. 17삼진을 기록했다. 이승엽의 마지막 3년간은 타율 1할8푼2리(44타수 8안타)에 홈런 3개, 삼진 8개를 기록했다.
반면 양준혁은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다. 양준혁은 이혜천 상대로 통산 69타수 18안타로 타율 2할6푼1리에 1홈런, 13삼진, 4사구 11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전적만 떼어놓고 보면 11타수 1안타로 타율 9푼1리에 삼진 3개, 4사구 1개로 철저하게 당했다. 이혜천만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양준혁이다. "쟤(이혜천) 좀 나오지 말라 그래"라며 웃는 경우도 많았다.
양준혁에게 아쉬움도 있다. 양준혁은 "내가 키워준 혜천이랑 꼭 다시 겨뤄보고 싶은데"라며 했다.
이승엽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혜천이 어떤 보직을 맡든 같은 팀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임창용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 의기투합하는 형-동생 사이인데다 빠른 직구를 빼면 완벽하게 투구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동반 등판하는 날에는 일본 타자들이 꽤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