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을 등사하는 작업으로 밤을 새웠다'의 '등사'의 뜻이 가물가물하면 '謄寫'라 써서 분석해보면 속이 후련해질 듯.
謄자는 말을 글로 '옮겨 쓰다'(make a copy of; transcribe)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 나머지가 발음요소로 쓰인 것임은 騰(오를 등)도 마찬가지다. 후에 '베끼다'(copy; transcribe)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寫자는 '집 면'이 부수이자 의미요소다. (까치 작)은 발음요소였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음이 크게 달라졌다. '(물건을 집안으로) 옮겨놓다'(move to)가 본뜻이다. 후에 '글로 적다'(write), '그리다'(draw)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謄寫는 '원본과 똑같이 베껴[謄] 옮겨 적음[寫]'을 이른다. 남조(南朝) 때 주흥사(周興嗣)가 쓴 '천자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참됨을 지키면 의지가 굳어지고, 사물 좇다 보면 의지가 물러진다.'(守眞志滿, 逐物意移 - '千字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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