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성들이 떨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벌어진 경찰의 대대적인 성매매 단속에서 적발된 남자들 이야기다. 경찰은 “조사를 받은 남성들 중 기혼자가 많고 대학생들도 있어 집으로 통보가 가는지, 신원이 공개되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며 “처벌 결과 통보를 받아보는 주소란에 집 대신 직장주소를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13일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성매매 특별단속’을 벌여 성매수 남성 3253명과 성매매 여성 163명,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178명 등 모두 3594명을 검거해 이중 10명을 구속하고 3584명을 불구속입건 했다고 13일 밝혔다.

성매매 업소 유형별로 보면 안마시술소 및 휴게텔, 피부샵 등 신•변종 성매매업소가 3301명(91.8%)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200명(5.6%), 유흥주점 57명(1.6%), 집창촌 36명(1%) 등을 통한 성매매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신종 성매매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피부샵, 휴게텔 대부분이 실내에 성매매 장소로 사용되는 방으로 통하는 비밀 문을 만들어 은밀히 장사를 해왔다. 동구의 한 피부샵의 경우 ‘손님께 서비스는 애인 대하듯 해준다. 지명손님을 만들어라’는 문구를 종업원들의 방에 붙여 놓고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업소가 안마시술소에 비해 가격이 7만∼8만원 정도 저렴하고 서비스도 좋아(?) 손님들의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류공원 근처에서 심야시간을 이용해 남성 산책객들을 대상으로 4만∼5만원의 돈을 받고 주차장 및 차량 등지에서 즉석 성관계를 가지는 속칭 ‘산새’ 여성들도 있었다. 이들은 현장에 잠복해 있던 형사들에 의해 곧바로 붙잡혔다.

돈을 받고 성매매에 나선 남성들도 있다. 대학생 등 ‘꽃미남’ 20명으로 구성된 일명 ‘템버린 보이즈’로 불리는 남성들은 ‘아직도 즐겨보지 못하셨나요?’ 등의 문구와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곳곳에 뿌린 후 노래방, 주점 등지에 있는 여성들이 연락을 취해오면 출동해 유흥비를 받고 함께 놀다가 1회 20만원의 돈을 받고 성관계를 가져 왔었다.

경찰이 압수한 성매매업소 장부와 신용카드 전표 등으로 성매매 남성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회사원이 1736명(53.4%)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대학생(82명•2.5%), 시청 및 구청, 우체국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군인, 교사, 의사 등 전문직(48명•1.5%)도 있었다.

적발된 남성들이 조사에 임하는 태도는 직업별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며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했으나 회사원이나 의사, 공무원 등 전문직으로 분류된 이들의 경우 대부분 처음엔 자신들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한 교사는 “안마시술소를 간 것은 맞지만 성관계 없이 안마만 2번 받았다”고 했고 또 다른 교사는 “당시 술에 취해 안마만 받고 성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경찰서로 들어오자 마자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오히려 소리를 쳤다고 한다.

이 외에도 안마시술소에서 51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한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남성은 자신이 업무관계로 접대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 밤에 나 혼자 3번의 관계를 가졌다”며 모든 죄를 뒤집어 쓰려고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경우 어떻게든 요리저리 빠져나갈 궁리만 했다”며 “하지만 성매매업소에서 확보한 증거와 종업원들의 진술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발버둥 쳐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생활안전과 류경희 여성청소년계장은 “이번에 적발된 남성들은 성매매 업소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흔적을 남긴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현금으로 거래한 남성들까지 포함된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