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줄기들도 농밀한 어둠의 장막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의 '농밀'이 뭔 말인지 알자면 '濃密'이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뜯어봐야.

자가 원래는 물 같은 '이슬에 젖다'(be wet with dew)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農(농사 농)은 발음요소다. 후에 '짙다'(dense; thick) '진하다'(strong)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자를 '� + 必 + 山'의 구조로 잘못 보기 쉽다. '(집 모양의) 산'(a mountain)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뫼 산'(山)이 의미요소이고, 宓(몰래 밀)이 발음요소임은 蜜(꿀 밀)도 마찬가지다. 산에는 나무들이 빼곡하였기에 '빽빽하다'(dense)로, 다시 '꼼꼼하다'(very careful)로 확대 사용됐다.

濃密은 '진하고[濃] 빽빽함[密]'이 속뜻인데, '서로 정이 두터움'을 이르기도 한다. 옛 선현 왈, '일은 치밀해야 성사되고, 말이 새면 망치게 된다.'(事以密成, 語以泄敗 - 韓非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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