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왕씨는“중국어를 영어로 배우면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대에 맞춰 영어와 중국어 학습열풍이 거세다. 영어는 필수, 중국어는 기본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어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특별한 중국인 강사가 있어 화제다.

강남의 카이스타 학원에서 중국어 수업을 하는 '안젤라 왕'(27)이 바로 그 주인공. 베이징 제2외국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뛰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중국어에 영어를 접목시키는 것을 생각했다. 왕씨는 "중국어와 영어를 각각 따로 배우는 것보다 접목시키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녀의 생각은 명쾌하고 단순하다. 외국어를 배울 때 한국어가 매개되지 않으면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왕씨는 "영어를 들으면서 한국어를 떠올리고 다시 중국어로 바꾸는 시간은 실제 외국어를 배우는 시간을 배로 늘릴 수밖에 없지만, 중국어를 곧바로 영어로 받아들이면 2개의 언어를 익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어와 영어의 문장구조가 비슷하다는 점도 쉽게 배울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강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수업 시간에는 한국어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영어로 중국어를 설명하고 영어로 이해하게 만들기 때문에 한국어가 들어갈 틈이 없다. 예를 들어 사과(�果· p�nggu�)라는 중국어 단어를 가르칠 경우 "사과"라는 단어를 먼저 말하는 것이 아니라 "apple"이라는 영어 단어로 설명하는 식이다. 덧붙여 사과의 모양이나 특성을 중국어로 말해준다. 왕씨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면 수강생들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중국 드라마 감상, 중국 노래 배우기, 중국 뮤지컬 연기 등과 같은 다양한 액티비티 시간을 넣어 수강생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그녀는 "영어로 중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수업방식까지 딱딱하면 아이들이 자칫 어렵거나 지루해할 수 있다"며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다양한 곳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한국은 초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찾았다가 학원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왕씨는 "한국에서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영어와 중국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했다"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수업방식에 가장 만족하는 사람 역시 수강생들의 학부모다. 입소문이 나면서 수강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왕씨는 "점점 커져가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중국어를 놓쳐선 안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제학교나 해외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