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이후 연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의 출연·제작진이 잇따라 사고를 당하면서, 국내·외 네티즌들 사이에 '다크 나이트의 저주'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악역을 맡은 히스 레저는 지난 1월 말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사인은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쇼크사.
하지만 일부에선 레저가 악역을 맡은 것이 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가 광기 어린 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 달 동안 호텔방에 칩거하면서 심각한 신경질 증세를 보였기 때문. 영화 촬영 도중 얻은 불면증과 우울증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추측인 셈이다.
또 다른 주연인 배트맨 역을 맡았던 크리스찬 베일도 지난달 어머니와 누나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 구설수에 올랐다. 영화 '이쿨리브리엄'과 배트맨에서 선한 이미지의 주연을 맡았던 베일은 배트맨 홍보를 위해 영국을 찾았다가 경찰에 체포돼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초에는 비중 있는 조연인 루시어스 폭스 역을 맡은 모건 프리먼이 집 근처인 미시시피에서 교통 사고를 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장시간 수술 끝에 다행히 빠르게 회복했지만, 또 다른 불운이 이어졌다. 사고 당시 그의 자동차에 23세이나 어린 백인 여자친구가 동승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그는 부인으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상태다.
유명 여성 연예인과 섹스 스캔들로 홍콩을 뒤흔들었던 홍콩 배우 진관희도 이 영화에 출연했다. 비록 3초 동안 등장해 대사 하나만 읊는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어쨌든 그의 불운을 영화 출연과 연관시키는 네티즌이 적지 않다.
여기에 영화 촬영 준비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특수효과 전문가인 콘웨이 위클리프도 저주의 희생자로 꼽힌다. 위클리프는 지난해 9월 말 영국 런던에서 그가 탄 카메라 차량이 나무와 충돌하는 사고로 숨을 거뒀다.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는 개봉 이전 사고로 숨진 레저와 위클리프를 기리기 위해, 영화 마지막 자막에 '우리의 친구, 히스 레저와 위클리프를 기린다'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다크 나이트의 저주가 화제가 되면서, 역시 출연 배우들이 일련의 사고를 당한 슈퍼맨 시리즈나 더 크로(The Crow) 등의 영화도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맨의 저주'의 경우, 1950년대 슈퍼맨 TV 시리즈에 출연한 조지 리브사가 총상을 입고 변사체로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영화 슈퍼맨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한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0년대 중반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전신마비를 당했고, 로이스역을 맡은 마고 키더는 1990년대 중반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는 등 출연진의 불운이 잇따는 데서 비롯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