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7개월여 만에 가수 서태지(36)가 내놓은 8집 싱글 ‘아토모스 파트 모아이’가 15만장 이상 팔렸다. 소속사 서태지컴퍼니는 “첫 물량 10만장에 추가제작한 5만장까지 모두 팔려나갔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최다 음반판매 기록이다. ‘역시 서태지’라는 찬사가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서태지의 등장이 침체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분명하다. 오랜 서태지 팬들도 앨범 발매당일 레코드점에 길게 줄을 서는 등 다시 결집하고 있다. 그런데, 서태지 데뷔 이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표절논란’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대중적인 느낌을 강조한 타이틀곡 ‘모아이’와 영국그룹 ‘라디오헤드’의 ‘15스텝’초반부 드럼박자가 흡사하다는 것이 논란의 중심이다. 인터넷 음악 커뮤니티에서는 “원곡을 다른 느낌으로 샘플링한 것 같다”, “시작부분의 비트가 조금 비슷하지만 표절까지는 아니다”는 등 의견개진이 활발하다.
또다른 노래 ‘휴먼드림’은 전자오락 사운드처럼 들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코나미사가 1990년 발표한 게임 ‘모아이 쿤’이 지목됐다. 공교롭게도 게임명이 서태지의 앨범타이틀과 같아 시비를 더 키우고 있다. 서태지는 과거 ‘마지막 축제’에서도 ‘보글보글’게임의 음악을 샘플링하는 등 오락실 소리에 관심이 있었다.
음악 외적인 논란도 거세다. 앨범 발표 직후 태아의 이미지를 차용한 재킷사진이 아이슬랜드 밴드 ‘시규어 로스’가 1999년 발표한 ‘좋은 출발(Agaestin Byrjun)’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는 98년에 이미 태아 이미지를 썼다”고 일축했다.
칠레에서 약 8억원을 들여 촬영했다는 ‘모아이’뮤직비디오도 도마 위에 올랐다. 98년 개봉 영화 ‘X파일 극장판-미래와의 전쟁’마지막 장면과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서태지는 X파일의 대표적 소재인미스터리 서클, UFO 등을 신보 마케팅에 활용했다.
앞서 가수데뷔 15주년 기념음반에 넣은 ‘07 교실이데아 리믹스’는 2005년 외국음악 공유사이트에 올라온 곡과 똑같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당시 서태지컴퍼니는 “데모반주가 뮤지션 지망생에게 유출돼 해당 사이트에 올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태지는 언제나 표절의혹을 달고 살았다. 데뷔곡 ‘난 알아요’는 ‘밀리 바닐리’의 ‘걸 유 노 이츠 트루’와 비슷하다고 했다. ‘컴백홈’은 ‘사이프러스 힐’의 ‘인사인 인 더 브레인’, ‘필승’은 ‘비스티 보이즈’의 ‘사보타지’…. 이렇게 ‘서태지와 아이들’시절부터 30곡 남짓이 표절을 의심 받았다.
서태지도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 솔로 2집 앨범에 ‘표절’이라는 브리지 트랙을 넣었을 정도다. 서태지는 2000년 “표절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 조금도 양심에 거리끼는 부분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