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빠떼루가 왜 없어졌지? 이번 2008 베이징 올림픽 레슬링 중계를 보다보면 무엇인가 하나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든다. 한때 국민적 유행어가 됐던 '빠데루'라는 말을 이번 올림픽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빠데루(정확한 용어는 파테르)는 한 해설자가 지난 올림픽에서 TV 중계 때마다 "빠데루 줘야 합니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유명해진 레슬링 용어. 출전 선수가 소극적 경기를 펼치거나 상대방에게 반칙을 범했을 때 매트에 무릎을 꿇고 엎드리게 해 상대 선수에게 공격권을 주는 일종의 벌칙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부터 새로 바뀐 경기 규칙이 적용되면서 빠데루라는 용어를 들을 수 없게 됐다. 3분 2라운드제에서 2분 3라운드제로 바뀐 그레코로만형의 경우, 스탠딩 자세로 진행되는 각 라운드의 처음 1분 동안 점수가 나지 않으면, 나머지 1분은 두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30초씩 번갈아 맡게 된다. 이 때 공격 선수와 수비 선수는 예전 빠데루와 비슷하게 보이는 '클린치' 자세를 취하게 된다.
빠데루는 수비 선수가 엎드려 있고 공격 선수는 서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하지만, 클린치는 공격 선수가 수비 선수를 껴안고 시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공격 선수가 수비 선수를 껴안고 시작하기 때문에 점수를 따기 싶지만, 이 때 점수를 따지 못하면 수비 선수가 오히려 1점을 얻게 된다. 하체 공격까지 가능한 자유형도 빠데루가 사실상 없어졌다.
자유형은 처음 2분 동안 점수가 나지 않으면, 주심이 추첨을 통해 공격수와 수비수를 정하고, 공격 선수가 수비 선수의 다리를 잡은 상태에서 경기를 재개한다.
이 때 30초 동안 공격 선수가 점수를 따지 못하면 수비 선수가 1점을 얻게 된다. 빠데루라는 말을 거의 들을 수는 없게 됐지만, 그렇다고 빠데루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선수가 공격하다가 넘어져 다쳤을 경우, 빠데루 자세에서 경기를 재개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 레슬링 국가대표후보팀 이운채 감독은 "개정된 규칙에서는 100경기 가운데 한두 경기 정도에서나 빠데루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