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싫어 중학교 때 가출, 자장면 배달과 야채 행상 등을 전전하던 한 소년이 미국에서 장교가 돼 한미연합사에 근무하고 있다. 연합사 작전참모부 연습계획장교인 박진우(40·사진·소령 진급예정) 대위가 주인공이다.

전남 나주에서 농부의 4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한 번도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가 본 적이 없었다. 배고파 하늘이 노랗게 보일 지경이었지만 집에 오면 논·밭에서 일을 해야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가출을 했다. 자장면 배달과 야채 행상도 하고, 술집과 이발소에서도 일했다. 1988년과 1989년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다.

영어를 공부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그는 유학업체를 통해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이스턴 워싱턴 주립대학 문을 두드렸다. 22살 때 미국에 건너간 그는 낡은 중고차와 학교 화장실에서 잠을 자고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 경비 일을 했다. 여름학기 때는 최대 27학점까지 수강을 했다. 그 결과 그는 2년 반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능숙하지 않은 영어와 인종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또 다시 도약을 시도했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군 입대를 선택했다. 1998년 군에 입대한 그는 이어 장교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교가 되려면 미국 시민권이 필요했다.

"무작정 미시시피 주의 상원의원 사무실을 찾아갔죠. 제가 살아온 인생 다 털어놨고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독일에서 근무하던 2000년 미국 시민권을 받게 됐다는 연락을 받게 됐고, 장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6년 1월부터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 대위는 "목표를 크게 세우고 이것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살면 뭐든 성공할 수 있다"며 "이런 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