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대 피라미드(Giza's Great Pyramid)’ 근처 지하실에서 고대 이집트 목조 선박의 잔해 수 백점을 발굴한 고고학자들이 원형 복원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500년 전 제작된 이 선박은 지난 1954년 또 다른 구덩이에서 발견돼 복원된 선박과 유사한 자매함이다. 전문가들은 이 선박들이 대 피라미드의 주인인 파라오가 사후세계로 떠날 때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이 날 지하로 연결되는 구멍을 통해 들어간 카메라가 배의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작은 TV 모니터를 통해 상영된 영상에는 열십자 모양의 갑판보와 어둡게 패인 배의 바닥이 보였다.

발굴 자문을 맡고 있는 일본 와세다 대학의 사쿠지 요시무라 교수는 600점 정도 되는 잔해를 올 11월까지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옮겨진 부분들은 원형으로 재조립돼 발견된 지반 위에 지어진 박물관에 전시된다.

선박은 폭 142피트에 직사각형의 갑판과 서로 엇갈린 긴 노로 이뤄져있다. 삼나무목을 사용해 곡선을 이루는 외부와 마를 소재로 한 밧줄은 홍해, 걸프만, 인도양에 걸친 지역에서 최근까지도 널리 사용하던 조선술이다.

예일대학의 이집트학자인 존 다넬은 이번에 발굴된 선박을 연구함으로써 이집트인들이 실제로 이를 이용해 나일강 수로를 지나다녔는지 아니면 단지 정신적인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인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집트에서 실제 하는 거의 모든 것에는 사후 세계에서 사용되는 이중적 의미가 깃들여 있다. 그러나 발견된 배들이 실제 사용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선박이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측은 목조 구조물에 남아있는 밧줄의 흔적을 증거로 든다. 젖은 밧줄이 말라가면서 수축한 자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날 방문객들에게 설명을 맡은 자히 하와스 이집트 문화재 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선박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만을 띠고 있으며 파라오 쿠푸의 장례식 때 수도 멤피스로부터 그의 유해를 운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두 번째 지하실에서 발견된 태양의 상징물은 파라오가 이를 이용해 천상의 세계에 도달할 것을 당시 사람들이 굳게 믿고 있었다는 증거이며 낮과 밤용으로 각각 두 척의 배를 분해한 후 매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