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4연승을 하던 날,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라커룸에서 박수를 받은 투수가 한명 있었다.
삼성 투수 김문수가 생애 첫 승리를 기록했다. 그것도 우리 나이로 서른살에 얻은 첫 승리다. 김문수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게임에서 세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2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문수가 8회초를 막아내자 때마침 8회말 팀타선이 3점을 뽑으며 역전, 그에게 승리투수란 기록을 안겨줬다.
경기후 김문수는 "프로 데뷔 첫 승이냐?"는 코치들의 질문에 "네"라고 얌전히 답했다. 그러자 삼성 코치들은 "자, 박수!"라고 외쳤다. 삼성 선수들은 김문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쳐줬다고 한다.
2003년 삼성에서 데뷔한 김문수는 별다른 장점을 보이지 못한 채 작년까지 통산 14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15이닝을 던졌고 1패만 기록했다. 따라서 김문수에게 19일 경기는 야구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기쁜 순간이었다.
삼성은 16일 웨스 오버뮬러와 톰 션 등 외국인투수 2명을 동시에 퇴출시켰다. 공교롭게 이후 4연승을 달렸는데, 그 과정에서 내용이 좋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18일 한화전에서 윤성환을 앞당겨 선발 등판시키는 강수를 선택해 승리했고, 19일에도 안지만에게 올시즌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줘 결과적으로 승리했다.
김문수의 재발견은 삼성 덕아웃에 더 큰 즐거움을 안겨줬다. 김문수는 18일 경기에서도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은 용병 두명을 퇴출시키면서 평소 기회가 없었던 투수들의 분발을 기대했는데, 때마침 김문수가 이틀 연속 그런 역할을 해준 셈이다.
79년생 김문수는 여전히 연봉 2500만원에 불과한 선수다. 고액 연봉자가 넘쳐나는 요즘, 서른살 투수의 생애 첫 승은 인간승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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