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수근이 폭행 사건으로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롯데 구단은 16일 음주후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정수근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선수 공시 신청을 했다. KBO는 17일 롯데 구단의 신청을 받아들일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정수근은 내년 7월16일까지 1년간 현역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

정수근은 음주 후 폭행을 휘두른 혐의로 현재 구속영장 발부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정수근은 15일 KIA와의 사직구장 야간경기를 마치고 부인과 함께 해운대에서 술을 마신 뒤 부인을 먼저 들여보내고 지인들과 어울려 새벽 3시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어 걸어서 귀가하던 정수근은 자신이 살고 있는 광안동 아파트 단지 내에서 경비원 신모씨와 시비가 붙었다. 그 과정에서 신모씨의 얼굴과 허벅지를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고, 이를 뜯어말리던 또다른 경비원 김모씨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수근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된 후에도 지구대에서 경찰관 배모씨의 뺨을 때리는 등 욕설과 폭력을 행사해 부산 남부경찰서에 입건됐다.

이날 오전까지 부산 남부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정수근은 일단 해운대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됐다. 사건을 지휘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이날 오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정수근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청구했다. 동부지원은 17일 오전 10시 정수근을 출석시켜 영장실질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같은 소식이 구단에 전해지자 이상구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뿐만 아니라 로이스터 감독도 크게 분노했다.

이 단장은 "정수근은 구단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고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팀의 주장으로서 모범이 돼야 할 신분을 망각해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켜 중징계를 내리게 됐다"며 "1년 후 복귀 여부는 스스로 얼마나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KBO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BO 이상일 운영본부장은 "한두번도 아니고 잊혀질만하면 또 이런 일이 벌어지니 안타깝다. 일단 내일 오전 9시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이후 여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빠른 결정을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수근은 두산 시절인 2003년에는 전지훈련지인 하와이에서 현지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고, 이듬해인 2004년 부산 해운대에서 시비끝에 시민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벌금 500만원과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뒤 결국 21게임에 결장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 번째 폭행사건 연루인 점을 감안해 징계수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수근은 1년간 연봉 지급이 중단되며 내년 복귀하더라도 롯데에서 계속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 선수 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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