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사이에 ‘유튜브’로 감상한 네티즌만 무려 400여만명. 온라인 비디오의 인기순위를 매기는 박스오피스가 있다면 단연 ‘플래티늄급 앨범’ 대접을 받아야 할 동영상이 지구촌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E섹션 1면 톱기사로 가히 기네스북의 최고 자리에 오를만한 한 남성의 동영상을 소개했다. 이름하여 ‘댄싱’이라는 이 동영상은 인도풍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남성의 단순하면서 코믹한 춤동작을 담고 있다.

4분 30초분량의 이 단순한 동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는 까닭은 이 춤의 주인공이 무려 세계 69개 지역에서 똑같은 형태의 춤을 추는 것을 편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 쿠웨이트, 부탄, 통가, 아르헨티나, 프랑스, 영국은 물론, 이름도 생소한 말리의 팀북투에 이르기까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있다.

특히 한국 네티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두개의 장면으로 DMZ의 판문점안에서 헌병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는 춤과 지금은 소실된 남대문의 야경을 배경으로 수십명의 서울 시민들과 함께 추는 춤이 삽입돼 애틋한 느낌을 주고 있다.

세계 69개지역에서 같은 춤추는 남성 동영상 캡쳐화면

기상천외한 무대도 있다. 네바다의 우주센터 안에서 무중력으로 뜬 채 우주인들과 춤을 추는가하면 수족관에서 잠수복을 입고 춤을 추고 파나마 운하를 가로지르는 대형화물선 컨테이너 앞에서도 춤을 춘다.

혼잡한 뭄바이의 거리와 북아일랜드의 바위, 네덜란드의 튤립꽃밭, 남아공의 빈민가 소웨토, 도쿄의 한 식당. 비오는 몬트리올 등 깜짝 놀랄 만큼 다양한 지역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더구나 대부분의 장면들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 춤을 추고 있어 네티즌들은 그가 기울인 노력과 정성에 탄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기니에서는 부시맨들과 춤을 추고 호주 크리스마스 섬에서는 수많은 게들을,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원숭이들을 보조댄서로 삼아 춤을 추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의 춤은 지극히 단순하다. 제 자리에서 뜀뛰듯 발을 번갈아 들면서 팔은 좌우로 흔든다. 그를 따라 춤추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막춤’ 수준이지만 흥겹게 춤을 즐긴다.

화제의 주인공은 코네티컷 웨스트포트 출신인 매트 하딩(31)이다. 현재 호주 브리스배인에 살고 있는 그는 2003년부터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혼자 춤을 추고 그 장면을 촬영했다. 이듬해 솔로몬아일랜드의 전통 음악을 배경으로 한 것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업그레이드된 현재의 버전이 유튜브에 오르기 전의 일이었지만 당시 일부 사이트(somethingawful.com)에 올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는 “어떤 이들은 멍청한 짓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아주 재미있어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좀더 매력적인 장소들을 추가하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추도록 했다. 다른 이들과 함께 추게 된 것은 2006년 르완다에서 꼬마들과 함께 신명난 춤을 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만일 내가 샌프란시스코의 대형백화점에서 꼬마들과 춤을 춘다면 당장 잡혀가겠지만 아프리카 같은 오지에서는 아무런 장벽이 없지 않은가. 함께 춤을 추니까 훨씬 신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최신 버전은 세계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춤을 추면서 ‘다양함속의 동질성’과 ‘하나의 세계’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수많은 명소들이 배경으로 등장해 마치 한편의 짧은 세계일주 뮤직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도 주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끝없이 달리는 주인공을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 뛰는 드라마틱한 장면도 연상시킨다.

동영상의 배경음악은 그의 친구인 게리 쉬만이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시에 곡을 붙였고 노래는 미니애폴리스에 살고 있는 17세의 방글라데시 소녀 팔바샤 시디크가 부른 것이다. ‘댄싱’ 동영상은 하딩의 웹사이트(www.wherethehellismatt.com)에서 감상할 수 있다.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