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연기가 전문이에요."

'한국판 CSI:과학수사대'인 하드보일드 과학수사극 'KPSI 시즌2'(수퍼액션)의 과학수사대 막내 고은아는 가끔 어리버리한 실수를 저지르지만 프로로서의 자세는 잃지 않는다. 고은아 역의 이설희 역시 마찬가지다. 어설픈 흉내 연기는 스스로가 거부한다. 지문이나 혈흔을 채취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내 이리저리 연습했다. 과학수사극의 고전인 'CSI' 시리즈를 꼼꼼히 모니터링하는 건 기본이다.

"배경에 살짝 보이더라도 제 행동이 어색하게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전문직 드라마에선 더욱 그렇고요."

전작인 '뉴하트'(MBC)에서도 간호사로 출연하며 프로 연기자다운 자세로 제작진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녀는 단순히 차트만 들고 다니는 간호사 연기가 아니라 실제 간호사처럼 연기했다. 특히 응급실 장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동제세동기'(자동 심장 충격기)를 실제로 잘 다뤄 의료기기 전문 배우라 불릴 정도였다.

이설희는 이런 자세 덕분에 'KPSI'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꿰찼다. 평소엔 얌전하지만 연기에 임할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려고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치어리더를 했어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큰 용기를 냈죠."

그녀는 치어리더를 통해 탄력있는 몸매와 외모도 얻었지만 수많은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대범함도 배우게 됐다. 그래서 데뷔 직후 처음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하는 데 전혀 두렵거나 힘들지가 않았다.

이설희는 또래 배우들보다 조금 늦은 스타트를 끊은 신인이지만 당당하기에 조급해하지 않는다. 드라마나 예능 등의 방송을 통해 빨리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보다는 연기에 대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길 바란다. 그래서 매일 빠트리지 않고 일기를 쓰며 자신과 연기를 되돌아본다.

"최근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의 주인공을 해보고 싶어요. 작은 영화지만 연기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며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요."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엉뚱함 속에 연기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가득 차 있는 신인 이설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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