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2의 로저 클레멘스'라고 칭송받기도 했고 불같은 강속구와 마술같은 커브로 수많은 타자들을 유린하며 사이영상의 꿈을 키우던 투수가 있었다.

바로 그 유명했던 시카고 컵스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2003년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6차전 당시 8회까지 호투하던 선발투수 마크 프라이어말이다.

그는 지난 2002년 메이저리그 전체 2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고교 최고의 유망주이기도 했고 대학무대와 마이너리그를 완전 초토화 시켰던 프라이어를 얻은 컵스는 마치 굴러온 복덩이를 얻은 기분이었다.

루키시즌에 바로 빅리거로 승격된 프라이어는 19경기 출장 6승 6패에 방어율 3.32를 기록하며 특급투수로서의 기반을 다졌고, 다가올 다음시즌 팀의 에이스 역할은 당연히 그의 것이었다.

그의 생애 최고의 해이기도 했던 2003시즌은 마크 프라이어란 이름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기는 기념비적인 시즌이기도 했다.

루키 2년차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30경기 출장 18승 6패 방어율 2.43을 기록하며 당장 사이영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인상깊었던 점은 신예 답지 않게 1시즌 200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을 무려 245개나 잡아내는 모습을 보이며 그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2004시즌이 시작되면서 부터였다. 2004년 3월 1일 오른쪽 아킬레스건에 이상이 생기면서 3,4,5월달을 장기결장했고 그이후 여러 잔부상에 시달리며 결국 6승 4패 방어율 4.02의 비교적 평범한 성적을 올리며 그의 어두운 앞날을 예견하는것처럼 보였다.

2005시즌에서도 27경기,11승 7패 방어율 3.67로 점점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팔꿈치 부상등 잦은 병치레를 겪으며 다시한번 깊은 시름에 잠겼고, 컵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던 2006년엔 시즌 1승 6패에 무려 7.21이라는 처참한 방어율로 그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멈추고 말았다.

물론 투수 혹사 감독으로도 유명했던 흑인명장 더스티 베이커가 사령탑으로 있던 2003년 컵스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프라이어이기에 어쩌면 그의 불행은 이미 예약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시즌 평균 113개의 투구수로 전체1위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 경기를 포함한 마지막 9경기에서 평균 125개라는 고교투수급 혹사를 당하면서 그의 선수생명을 더욱 단축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2007년 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된 그는 고향팀이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1년간 1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사이영상을 5번이상 받을 수 있다고 극찬받기도 했고 그렉 매덕스급 구질을 가진 강속구 투수라고 인정받았던 마크 프라이어의 부활의 2008시즌을 다시한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동희 인터넷 객원기자 scblog.chosun.com/ldh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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