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비중이 매출의 절반을 훨씬 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포장재 줄이기' 캠페인에 동참, 원가절감에 나선다. 배달의 경우, 종이상자 형태의 1차 포장은 물론 비닐봉투 등의 2차 포장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포장재를 줄이는 만큼 환경 오염을 예방하고, 경비 절감에도 효과가 크다.
특히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AI(조류인플루엔자), 미국산 수입쇠고기 파동으로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있어, 이번 환경캠페인을 소비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50% 포장재 절감 목표를 정해놓고 올 연말까지 전 회원사를 대상으로 포장재 개선효과를 지켜본 다음 내년 상반기부터는 비회원사를 포함한 전 가맹본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2차 포장 없애면, 원가절감에 큰 도움"
전국에 380여 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김가네김밥'은 앞으로 1인용 포장용기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현재 김가네 배달 용기는 1인용, 2인용 둘뿐이기 때문에 고객이 김밥 3인용을 주문할 경우, 2인용 용기 하나와 1인용 용기 하나씩을 써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2인용 용기에 김밥 3인분을 담는 방안을 가맹점주와 협의하기로 했다. 김가네측은 "1인용 용기를 이런 식으로 10%만 줄여도 연간 2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쌈 전문 프랜차이즈 '원할머니보쌈'도 배달패키지 포장을 새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 업체는 현재 보쌈포장, 김치포장, 상추 및 양념포장, 국 포장 같은 여러 용기의 배달용 포장재를 사용 중이다. 원할머니보쌈 박천희 사장은 "올 하반기 새로운 배달패키지용 포장용기가 나오면 포장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치킨브랜드인 BBQ와 BHC도 치킨을 담은 종이봉투를 다시 싸는 비닐 포장지를 앞으로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BBQ와 BHC는 치킨 제품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무와 캔음료를 함께 전달하기 위해 그동안 비닐포장지를 사용해왔다. 이 비닐포장지의 장당 가격만 30원 선이다.
제너시스BBQ의 윤홍근 회장은 "2차 포장을 없앨 경우 하루에만 390만원, 일년이면 본사 차원에서 14억400만원의 절감효과가 있다"며 "1차 종이포장에 치킨제품은 물론 무와 음료수를 같이 넣을 수 있도록 새 용기를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겠다"
전국에 11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삼겹살전문점 '떡쌈시대'는 그동안 삼겹살을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1차 포장재는 비닐봉투를, 2차 포장은 종이박스를 사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1차 포장을 비닐종이 대신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용기로 바꾸기로 했다. 떡쌈시대 이호경 사장은 "가맹점에서 손님에게 제공하는 물티슈 역시 겉포장이 일반 비닐인데, 이 역시 재생비닐이나 친환경 재질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친환경 포장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베트남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한 갈대펄프로 만든 포장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 용기는 인체에 무해할 뿐 아니라 땅 속에서 완전 분해되는 장점이 있다. 도시락배달전문점 '이츠야미' 역시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 재료를 쓰고 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이 포장재는 땅 속에 묻혀 2~6개월 지나면 박테리아에 의해 자연 분해된다.
프랜차이즈협회 김용만 회장은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면 제조단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경영수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포장재 사용 억제를 위해 노력한 가맹본사에는 프랜차이즈대상(大賞) 선정시 가산점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