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땅딸이 이기동과 환상 콤비를 자랑했던, 배상�� 구봉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70년대의 '이효리' 권귀옥.

권귀옥은 1970년 공채 2기 탤런트로 MBC에 입사했지만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당시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땅딸이 이기동'과 '늘씬 미녀 미스 권'으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스타였다.

그렇게 안방극장을 주름잡던 권귀옥은 인기 절정이었던 80년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그로부터 10년 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브라운관에서 멀리 떨어져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권귀옥을 MBC '네버엔딩스토리' 김완태 아나운서가 만났다.

코미디언은 못생기고 뚱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던 늘씬 미녀 미스 권귀옥은 당시 코미디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코미디 무대를 떠난지 28년. 권귀옥은 만나는 사람마다 "늙어서 죄송합니다"라고 깍듯이 인사한다. 그리고 조막만하던 계란형의 얼굴이 '계란 후라이 형'이 됐다고 속상해 하는 그녀는 "그동안 카메라 마사지를 받지 못해서 그렇다"며 여전한 유머 감각을 드러냈다.

권귀옥은 1980년 결혼을 하면서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 결혼은 뱃속의 아이만 남긴 채 실패로 끝나버렸고 뱃속의 생명을 지울 수 없었던 권귀옥은 이국땅에서 홀로 아이를 낳아 길렀다. 미혼모로서의 삶, 그 외로움과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시작한 흙장난. 1997년 미국에서 영구 귀국 한 그녀는 본격적으로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흙을 만지면 편안해진다는 이유로 계속해온 도예공부가 벌써 10년재다. 얼마 전에는 개인작품전을 열기도 했고 또 자신의 이름을 건 갤러리 '권기옥의 흙장난'을 오픈했다.

하지만 한사코 작가라 불리는 꺼려하는 그녀는 자신을 '흙장난쟁이'라고 소개한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사람이라 사랑할수밖에 없다는 그녀는 흙으로 사람을 빚어낸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는 미혼모와 아이들의 후원자로 활동하며 사랑도 빚어내고 있다.

한편 얼마 전 MBC신인 개그맨 천수정이 '네버엔딩스토리' 공식 홈페이지 '추천 이사람' 코너에 "70년대 늘씬 미녀 미스 권, 코미디언 권귀옥 선생님 만나고 싶어요"라는 글을 남겨 김완태 아나운서가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 MBC 일산 드림센터 개그야 녹화장을 찾은 권귀옥은 후배 개그맨들을 만나 왕년의 끼를 십분 발휘했다. 30년만에 코미디 셋트장 냄새를 맡았다는 그녀는 고향에 온 듯 편안하다며 자신을 불러준 천수정과 개그야 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권귀옥의 어제 오늘은 오느 11일 방송을 통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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