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강원도 고성군수로 출마한 두 후보가 같은 수의 표를 획득, 재검표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2시간 가까운 재검표 끝에 무효표가 발견되는 바람에 한 표 차로 승부가 결정됐다.

고성군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쯤 개표를 끝낸 결과 기호 8번 무소속 윤승근(53) 후보와 기호 10번 무소속 황종국(71) 후보가 똑 같이 4597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밤 10시 21분쯤부터 양 후보 측 개표 참관인을 각각 3명에서 10명씩으로 늘려 재검표를 시작했다. 재검표는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용지 한 장씩을 일일이 재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재검표 과정에서 모두 10표에 대해 이의가 제기돼 선거관리위원들이 장시간에 걸쳐 일일이 유·무효를 가리는 작업을 벌이는 등 팽팽한 긴장이 계속됐다. 또 양 후보는 물론 지지자와 선거 참관인들도 숨죽이며 재검표 과정을 지켜보는 등, 고성군청에 마련된 개표장이 자정 이후까지 긴박감에 휩싸였다. 재검표 결과 윤 후보 표 중 하나가 무효 처리돼 황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됐다.

선관위는 "재검표는 선거법상에는 없는 절차이지만 후보들을 위해 실시했다"며 "재검표에서도 두 후보자의 득표가 같았을 경우 연장자가 당선자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2002년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문옥희 후보(당시 60세)와 이수아 후보(당시 49세)가 똑 같이 1162표를 획득, 연장자인 문 후보가 당선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