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주요 과목 평균 3등급. 최상위권 대학 입학이 절체절명인 수험생에게, 전 과목을 1등급으로 끌어 올리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고교 1학년 때 전 과목 평균 3~4등급이던 김영중(19)군은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딛고서 올해 수능에서 전과목 1등급을 받고 연세대 법대에 합격했다.


처해진 환경에 좌절하지 않는다

김군은 한 살 때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의 운동기능이 마비됐다. 다행히 신경 손상범위가 크지 않아 일상에서는 큰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또래 친구처럼 맘껏 운동장을 달릴 수는 없었다. 집안 형편도 어려웠다.

불편한 다리를 탓하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다. 오랜 시간을 외톨이로 지내다 "스스로 좌절하면 누구도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는 다리가 불편한 것이 큰 장애가 아니라고 다짐하면서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김군의 내신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다. 고1 때는 전교 460명 가운데 30등 정도였다. 고3 들어서는 인문계 270명 가운데 50등으로 떨어졌다. 이 점수로는 결코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없었다.

김군은 스스로를 돌아봤다. 내신이 중상위권에 불과했기 때문에 아무리 논술을 공부하더라도 수시에서 합격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내신을 과감히 포기하고 수능만으로 전형을 보는 '수능 100%전형'을 노리기로 마음 먹었다. 법학자가 꿈이었던 그는 연세대 법대 전형요강을 꼼꼼히 살폈다. 내신과 논술의 공부 부담을 줄면서 수능에 최적화된 공부를 할 수 있었고, 결국 수능시험에서 전과목 1등급을 받게 됐다.


자신의 공부스타일을 되돌아본다

까닭없이 낮은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반드시 부족한 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시작이 반이다.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다잡는 것 만으로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계획성 없이 닥치는 대로 공부하거나 일관성이 없다면 공부 효율성은 금방 떨어진다.

그는 자신의 공부법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고, 잘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비교했다. 한 번 공부방법을 정했다고 해서 그 방식만 계속 고집할 필요는 없다. 김군은 "시기를 정해놓고 공부 스타일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혹시 내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점검했다"고 했다. 그는 공부 잘하는 친구를 상대로 그들의 학습법을 끊임없이 벤치마킹했다.

김군은 오답노트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닥치는 대로 문제집을 풀었다. 비록 위험한 방법이긴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많이 풀어서 문제 적응력과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수학은 기본 문제집을 통해 문제유형만 습득하고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었다. 틀리는 유형만 반복학습으로 극복하면 난이도가 높지 않은 수리 '나'형에서 충분히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봤다.

국어는 수능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풀었다. 언어 영역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모의고사 1회분씩을 실전과 같이 쳤다. 국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틀린 문제에 대한 분석이다. '이 문제의 답을 나는 왜 이것이라고 봤는지, 해설자가 왜 저것을 답이라고 설명하는지' 이해가 될 때까지 공부했다. 틀린 문제를 10번 이상 되풀이해서 본 적도 있었다.

영어는 특별한 공부비법이 없었다. 하루 1~2시간 공부하던 영어 공부를 고3 때는 하루 3~4시간으로 늘렸다. 일주일에 외우던 단어도 50개에서 500개로, 문법·독해·듣기 공부도 시간을 더 늘렸다.

사회탐구는 틀리는 문제의 해설 부분을 따로 공책에 정리해 자투리 시간에 암기했다. 한국 근·현대사 과목은 핵심 사건의 연도들을 정확히 암기하고, 시간 순서에 따라 나열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했다.

김군은 "고득점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것은 결국 5~8개의 어려운 문제를 더 맞추느냐, 못 맞추느냐이다"라며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면서 자신의 취약부분을 보충한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중군의 참고서

국어:미래로 모의고사 모음집(이룸E&B), 평가 원 수능기출문제
수학:쎈(신사고), EBS 파이널, 종로·대성 파이널
영어:서초종로학원 영어자료집
사회탐구:자이스토리(수경), EBS 교재, 메가스터디 파이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