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황민국 기자] 대전 시티즌은 지난달 30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8' B조 4라운드에서 0-1의 석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는 김호 대전 감독이 통산 200승 달성을 앞둔 상황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기록 달성 실패의 아픔보다는 기대주의 성장에 기뻐했다. 데닐손의 이적으로 공백으로 남았던 공격수 자리에 어울리는 선수가 나타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주인공은 이날 전방에서 홀로 공격을 이끌었던 장신(187cm)의 박성호(26)였다.
박성호는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대전이 10경기를 치렀다는 것을 고려하면 박성호는 김호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셈이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1골 1어시스트에 불과하지만, 김호 감독은 "그래도 (박)성호가 우리 팀에서 가장 공헌도가 높은 선수"라고 칭찬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사실 박성호는 유망주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부평고를 나와 지난 2001년 안양 LG(현 FC 서울)에서 데뷔한 그는 출전 경기수가 76경기에 나와 7골 3도움을 기록한 햇수로는 8년차 베테랑이다.
2003년을 끝으로 K리그 무대서 사라진 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서 뛰었던 박성호는 7골 3도움을 모두 아이파크서 기록한 뒤 지난 시즌 후 송근수-이여성과 함께 정성훈-김창수와 3-2 트레이드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대전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호 감독은 박성호가 '대기만성'의 인재라고 여기고 있다.
이는 올 시즌 박성호의 플레이 스타일 변화에서 알 수 있다. 과거 박성호는 큰 키를 무기로 헤딩만 할 줄 아는 선수였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통영에서 가진 동계 훈련에서 박성호를 전혀 다른 선수로 탈바꿈시켰다. 이제 박성호는 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뿐만 아니라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좌우 측면 돌파 등 다양한 경기 운영 방법을 습득했다.
박성호의 변화는 지난 주말 전북전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박성호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박성호의 활약은 울산전에서도 이어졌다. 비록 골이나 어시스트 등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움직임 속에서 대전은 끊임없이 울산을 위협했다. 경기가 끝난 후 김정남 감독이 박성호에 대해 "위협적인 선수라 우리 수비수들이 집중마크해야 했다"고혀를 내두룰 정도였다.
물론 아직 박성호의 기량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선 아직 세밀한 축구를 펼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이날 박성호는 이여성과 좋은 협력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사소한 실수로 찬스를 놓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박성호의 플레이를 살릴 수 있는 파트너의 부재도 큰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다르다. 대전은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고종수가 곧 복귀할 예정일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리그에서 맹활약한 김길식이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 장신 공격수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도우미가 모두 갖춰진 것이다.
그리고 이는 김호 감독이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지으며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희망을 밝힌 배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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