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약간의 돈이 필요한 모양이었다'의 '약간'을 '若干'이라 쓸 수 있다면 한자 지식이 상당한 셈인데….

若자의 갑골문은 무릎을 꿇고 앉은 여인이 두 손으로 머릿결을 순하게 다듬는 모습을 본뜬 것으로 '순하다'(gentle; mild)가 본래 의미였다. 후에 '같다'(same) '만일'(if) 등으로 차용되어 쓰였다. 불교와 관련된 의미로 쓰일 경우에는 음을 [야]로 읽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干자는 공격과 방어를 겸하는 무기인 방패 모양을 본뜬 것으로 '방패'(a shield)가 본래 의미다. '범하다(공격)'(attack), '막다(방어)'(defend)라는 뜻으로도 쓰이며, 후에 '얼마'(a few; a bit)를 이르는 것으로도 활용됐다.

若干은 '만약(萬若) 얼마[干]라면'이 속뜻인데, '얼마 되지 않음'을 이르는 것으로 많이 쓰인다. 옛 선현 왈, '작은 일에 구애되면 큰 일을 못하고, 음식을 가리면 몸을 튼튼하게 할 수 없다.'(小謹者不大立, 자食者不肥體 - '管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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