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적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수한 루퍼트 머독(Murdoch·사진)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이번에는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뉴스데이(Newsday)'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머독 회장의 확장 공세에 놀란 뉴욕의 주요 언론사들까지 뉴스데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뉴욕 신문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뉴스데이는 하루 38만7000부를 발행하는 신문 체인 트리뷴 컴퍼니(Tribune Company)의 계열사. 경영난을 겪던 트리뷴 컴퍼니가 최근 뉴스데이를 매물로 내놓자, 머독 회장은 5억80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욕포스트'를 인수하며 뉴욕 신문시장에 진출한 머독은 WSJ에 이어 뉴스데이까지 손에 넣을 경우 뉴욕에서만 3개의 신문사를 소유하게 된다. 머독 회장은 뉴욕에 2개의 방송사도 갖고 있다.

머독이 나서자 데일리뉴스(The Daily News)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타블로이드 시장에서 뉴욕포스트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데일리뉴스는 지난 25일 트리뷴 컴퍼니 측에 머독 회장이 제시한 가격과 똑같은 5억8000만달러를 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 뉴욕 옵저버(New York Observer)를 발행하는 옵저버 미디어그룹도 뉴스데이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NYT는 "머독 회장이 뉴스데이를 인수하려고 하는 이유는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뉴욕포스트와 합병할 경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단 머독 회장이 한발 앞섰지만, 데일리뉴스 측은 머독이 뉴욕에서 신문사와 방송사를 2개씩 갖고 있기 때문에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뉴스데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FCC는 상위 20개 미디어 시장에서 한 신문사가 방송국을 인수한 뒤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신문사와 방송사 등이 8개 이상 존재할 경우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인수 대상은 해당 시장 내 5위 이하의 방송국이어야 한다.

하지만 머독 회장이 소유한 뉴욕 지역 두 방송사는 각각 4위와 6위여서 인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머독 측은 "신문사 간 합병은 고통 받는 신문 시장을 살리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