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 공복/공복을 채우다/이 약은 공복에 드시오'의 '공복'이 무슨 뜻인지 궁금할 때 '공복'을 아무리 잘 뜯어봐도 헛일이니, 먼저 '空腹'이라 바꾸어 쓴 다음에 차근차근 살펴봐야.

空자는 원래 '구멍'(a hole)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구멍 혈'(穴)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工(장인 공)은 발음요소다. 구멍이란 안이 텅 비어 있는 것이기에 '텅비다'(empty)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佛家(불가)에서는, 일체 사물의 현상은 인연에 따라 생겼다가 없어지기에 모든 것이 '空'이라 한다.

腹자가 '배'(the belly; the abdomen)를 가리킨다는 사실은, 의미요소(月→肉)로부터 짐작할 수 있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요소임은, 複(겹옷 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空腹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 비어[空] 있는 배[腹]'가 속뜻이고, '고픈 배'와 '배고픔'을 이르기도 한다. 지나침이 없어야함은 밥과 옷도 마찬가지다. 묵자 가로되, '배를 재어 밥을 먹고, 몸을 재어 옷을 입어라.'(量腹而食, 度身而衣 - 墨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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