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양산선이 부산과 양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997년 공사에 들어가 착공 11년 만인 지난 1월 10일 개통한 양산선은 18일 개통 100일을 맞는다. 양산선은 부산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증산역(미개통), 부산대양산캠퍼스역(미개통), 남양산역을 거쳐 양산역까지 이어지는 8㎞ 구간이다.
양산선 개통 전에 양산에서 부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면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갈아타야 했고,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막히는 도로를 뚫고 오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거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52분이면 싸고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다.
이동 시간의 단축은 사람의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북구 덕천동이나 화명신시가지 등의 사설학원에는 올해부터 양산지역의 중·고교생들이 부쩍 늘었다. 주말이면 지하철을 타고 서면까지 와서 학원 수강을 하는 양산지역 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동의대와 신라대 등 부산진구와 사상구에 위치한 대학들은 올해 신입생 모집 때부터 양산지역 공약에 나서고 있다. 동의대 최봉진 홍보팀장은 "양산지역 7개 고등학교 각 교실에다 수업시간표를 설치해 주면서 대학을 홍보하고, '동의대는 양산에서 40분 거리에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 건 지하철 문화 행사를 6월부터 양산 쪽 지하철 역들에서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부산시내 대형 백화점이나 상가를 찾는 양산지역 주민들도 많아졌고, 보다 나은 시설을 찾아 양산지역 주민들이 부산지역 병·의원을 찾는 경우도 잦아졌다.
양산신도시에 사는 주부 김민정(37) 씨는 "부산에 가는 것을 시내 나간다고 말할 정도로 가깝게 여기고 있고, 주부들끼리 어울려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산시민들도 지하철을 타고 양산지역 산이나 리조트 등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
부산지하철공사에 따르면 개통 초기 관광 수요까지 겹쳐 하루 평균 6500여 명이었던 승객이 2월 하루 평균 4768명으로 줄었다가 신학기가 시작된 3월에 다시 하루 평균 5664명으로 크게 늘었다. 4월에도 하루 5500~5700명이 이용하고 있다. 공사 측은 "양산선 개통 당시 예측했던 하루 평균 승객 3600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쯤 양산의 부산대 병원이 개원하고 현재 무정차 통과를 하고 있는 부산대양산캠퍼스역이 연말쯤 개통될 경우 부산과 양산을 오가는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공사 측은 내다봤다.
수년 후와 2012년 이후 각각 개통 계획인 증산역과 양산선 2단계 구간 양산역에서 북정역까지 4개 역 3.3㎞ 구간이 만들어지고, 장기적 계획 하에 노포역과 양산역을 연결하는 지선 건설이 추진되면 양산선이 광역도시철도망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