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고 싶을 땐 이 영화를 꺼내 본다. 평범한 대학생과 장애 소녀의 사랑과 이별. 상처와 성장. 겉으로 보기엔 신파 같지만, 이 영화는 상큼하게 가슴 속에 저며 든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기 쉬운 편견을 지적하면서도, '손길을 내밀어 도와줘야 한다'는 식의 시선을 영리하게 걷어냈다. 다리가 불편한 소녀 조제(이케와키 치즈루)의 집을 찾는 평범한 대학생 츠네오(쓰마부키 사토시). 그녀를 돕는다는 생각보다는 그녀와 할머니가 차려준 집밥이 그리워서였다. 까칠하면서도 당찬 성격의 조제는 츠네오를 리드하고, 츠네오는 곧 그녀의 매력에 빠져든다. 하지만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조제의 장애는 츠네오에게 완전히 덜어낼 수 없는 짐같이 느껴진다.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일본의 국민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2004년 국내 개봉 당시 20~30대 영화 마니아들을 사로잡으며 '작은 영화'로서는 드물게 5만여명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순수하고 미묘한 감수성을 잘 살려낸 이누도 잇신 감독은 이 영화 성공 이후 '메종 드 히미코'(2005)로도 열혈팬을 모았다. 원제 ジョゼと虎と魚たち. 2003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