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나온 공부벌레들 '무적 드리블'


아르마다컵 주최…9개대학 출전

中-日대학 참가 '국제교류' 추진

나른한 토요일(22일) 오후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대 캠퍼스.

MT를 가는 듯 바리바리 짐을 싸든 대학생들이 누런 잔디를 밟으며 언덕을 내려왔다. 자기들만의 축구대회를 준비하는 스무살의 손길은 분주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고, 동아리 새내기들은 양손에 생수병을 들고 뛰어왔다. 대회 명칭은 'Copa Armada(아르마다 컵)'.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 축구 동아리끼리 벌이는 그들만의 리그다.

아르마다는 '스페인 무적함대'를 가리키는 말로, 서울대 경영학과 축구동아리의 이름이다.

참가팀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연세대 등 총 9개 학교. 서울대 경영학과는 주최팀 자격으로 3개팀이 나왔다.

이번 대회를 기획한 아르마다 주장 성연수씨(25ㆍ3학년)는 "의외로 축구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잔디 구장에서 뛰고 싶긴 한데 막상 찾아보면 뛸 만한 대회가 별로 없어요. 겉으론 아마추어 리그라 해도 선수 출신들이 섞여 있어 수준차가 너무 나거든요. 우리 대회는 비선수 출신들끼리만 실력을 겨루는 순수 아마추어대회에요.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참가할 수 없습니다."

15일 개막된 대회는 예선 리그를 거쳐 4월 19일까지 토요일마다 서울대 대운동장에서 벌어진다. 외부인이 이곳을 빌리려면 20만~30만원의 대여료를 내야하지만 재학생은 무료다.

아르마다 회원들은 대운동장을 차지하기 위해 밤을 샜다. 매주 한 번씩 학교에서 운동장 대여 신청을 받는데 워낙 경쟁이 치열해 전날부터 사무실 앞에 진을 쳤다.

이번 대회는 서울에 있는 대학끼리 하지만 내년 2회 대회부터는 중국, 일본 등의 대학팀 참가도 추진할 계획이다. 성연수씨는 "외국 학생들이 한국에 오면 동아리 회원들과 홈스테이를 하면서 국제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아르마다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경영학과 김영진 교수는 "학생들에게 축구는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다 잘 되는 게 아니다. 이런 단체경기를 통해 협동심을 기르고 남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조직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권영한 기자 scblog.chosun.com/champano>








클럽스타

▶'군 복무중' 류희달씨


풋살 상비군 깜짝 선발

탈락했지만 '학교의 영광'

제대를 3개월여 앞둔 류희달씨에게 지난 2월 초 대한축구협회로부터 한 장의 공문이 날아왔다. 풋살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으니 대표팀 소집훈련에 참가하라는 내용이었다. 서울대 경영학과 아르마다 회원인 류희달씨에게 지난 2월 전북 김제에서 실시된 대표팀 1차 소집훈련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대부분 내셔널리그나 K3-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어요. 현재 대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는 선수도 있었고요. 축구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선수는 저뿐이더라고요. 수능시험을 볼 때보다 더 긴장했던 것 같아요."

정진혁 풋살 대표팀 감독은 류희달씨를 유심히 관찰했다. "아마추어 생활체육에서 활동하는 선수치곤 실력이 괜찮아 보이더군요. 비엘리트 선수들에게도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풋살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개인기량이나 체력이 아직 엘리트 선수들과 격차가 나긴 하지만 말이죠."

지난 10일 시작된 대표팀 2차소집에서 류씨는 아쉽게도 고배를 마셨다. 류씨는 "비록 탈락하긴 했지만 잠깐이나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 권영한 기자 scblog.chosun.com/champano>








풋살?


한 팀 5명…전후반 각 20분씩 진행

한 팀이 11명이 아닌 5명으로 구성된 축구 경기. 일반 축구와는 경기장 규격과 골대의 크기, 공의 크기, 경기 시간 등이 다르다. 경기장은 가로 20m, 세로 40m이며 선수교체 횟수는 제한이 없다. 전후반 각 20분씩 진행된다.








'무적함대' 지휘하는 숨은 사부님은…?

 
전직 선수 출신 '라오닌 축구코칭센터' 강사들

 
아르마다회원들에 매주 3시간씩 '전문가 레슨'

"축구를 배우고 싶은 목표가 뭐죠?"

"친구나 회사 동료들이 축구를 할 때 전 항상 뒤에서 구경만 했거든요. 저도 멋지게 공을 차보고 싶어요." 아마추어 축구 동호회의 지형도가 다양화되고 있다. 친목 성향의 조기축구와는 차별화된 전문 축구 레슨이 뜨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축구동아리 아르마다 학생들은 매주 일요일 오전 3시간씩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기본기를 닦는다. 아르마다를 지도하는 이들은 라오닌 축구코칭센터의 강사들이다. 레슨비는 인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르마다의 경우 단체 레슨비가 한 달에 약 60만원.


라오닌 축구코칭센터는 아르마다를 비롯해 세 곳의 기업팀과 두 곳의 서울지역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라오닌의 인터넷 홈페이지(cafe.naver.com/raonin0112.cafe)엔 "기본기부터 축구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20대 대학생부터 40대 직장인까지 문의가 자주 올라온다.

라오닌의 주호성 코치는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듯 순수하게 축구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성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런 분들은 조기축구회보다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라오닌의 강사진은 다섯 명이다. 대부분 대학 때까지 전문 축구 선수 생활을 했던 이들이다.

< 권영한 기자>








축이 된 왼발, 슈팅 후 공중에 떠서 공쪽으로 전진


▶TiP : 호나우두 무회전 프리킥 차기

"선생님, 맨유 호나우두의 무회전 프리킥 차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요즘 축구 레슨 받으러 오는 신입 회원들이 코치들에게 제일 먼저 묻는 내용이다. 라오닌 축구코칭센터의 이명국 팀장에게 설명을 들었다.

"보통 슈팅을 할 때 공과 부딪히는 발등은 지면과 대각선이 된다. 근데 호나우두는 무회전 프리킥을 찰 때 발등을 쭉 편 상태에서 지면과 직각인 상태로 공을 찬다. 이러면 대각선으로 찰 때와 달리 공이 회전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킥을 할 때 축이 되는 왼발이다. 94년 미국월드컵 때 스페인전에서 홍명보가 프리킥 골을 넣었다. 그때 축이 된 왼발이 공을 찬 뒤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공중에 떠서 왼쪽으로 이동했다.

그건 14년 전에 유행하던 프리킥 차는 방법이다. 요즘 호나우두가 차는 걸 보면 축이 되는 왼발이 슈팅을 한 뒤에 공중에 떠서 공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전진하는 걸 알 수 있다. 쉬워 보이나? 물론 어느정도 축구 기본기가 숙달된 분들은 반복 연습을 통해 비슷한 무회전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기본기부터 착실히 닦아야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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