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들에 그 아버지?'

개그맨 장동민의 아버지 장광순씨(사진)가 구수한 사투리와 농촌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한 전문 리포터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침 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아들의 손을 잡고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이제 알만한 사람은 아는 방송인이 됐다. 특별히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웃기는 독특한 말투와 어눌한 듯 할 말 다하는 말솜씨가 일품이다. '말달리자'는 1년 가까이 진행했다. '경제야 놀자'에 일회적으로 나가는 등 알음 알음 출연한 프로그램도 서너개에 이른다.

그런 그가 최근 모든 일정을 접고 농촌 프로그램 하나에만 고정 출연하고 있다. SBS의 일요일 아침 프로그램인 '얼쑤! 일요일 고향 愛'의 '장이장! 바로 이 맛이야' 코너.

작년 7월부터 1주일에 하루 이틀씩 전국 각지의 농촌을 돌아다니며 선진 과학 영농기술도 소개하고, 시골의 별미음식들을 찾아다니며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너무 애착이 가요. 농촌 출신이다보니 시골 분들이 하는 얘기가 다 이해가 가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때도 신이 나고."

서른네살까지 고향인 충남 온양에서 농사짓다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상경해 중기사업을 하며 장동민을 포함, 세 자식을 키웠다. 나이도 있는 만큼 최근 방송 수요가 많아지면서 이 참에 사업은 접고 방송 일로 행복한 노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얼쑤 일요일 고향 愛'를 진행하면서 다른 방송사의 농촌 프로그램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할 만큼 의리까지 남다르다. 물을 주지 않고 길러 씹는 맛이 일품인 경기도 김포의 쌈채소를 비롯, 평창의 600 마지기 마을 등 숱한 시골 마을들을 다니며 내공을 쌓아와 조만간 농촌 전문가 반열에라도 오를 기세.

농협의 협찬으로 어렵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데 일요일 이른 아침 시간대 방영임에도 불구, 시청률도 5%대로 높은 편이다. "FTA에 대한 대책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방송사는 농촌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주고 시청자들은 이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는 게 아니겠냐"는 게 늦깎이 '방송인 장광순'의 소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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