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나 권세 때문에 모여들고 흩어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탄에 앞서 '疏遠'에 대해 알아보자.
疏자의 疋(발 소)는 足(발 족)의 변형이고, 그 오른쪽의 것은 거꾸로 된 태아(子)와 양수가 흐르는 모습이 합쳐진 것이다. 뱃속에 있던 아기가 발로 비집어 몸 틈새로 세상에 나오는 모습이라고 한다. '트이다'(be open)가 본뜻인데, '멀어지다'(become estranged)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遠자는 '(길이) 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길갈 착'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긴 옷'을 뜻하는 袁(원)은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요소다. '멀어지다'(be estranged) '멀리하다'(keep at a distance) 등으로 확대 사용되기도 하였다.
疏遠은 '사이가 벌어져[疏] 멀어짐[遠]'이 속뜻인데, '소식이나 왕래가 끊김'을 이르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권력과 이득 때문에 모여든 사람들은, 그것이 없어지면 멀어지기 마련이다.'(以權利合者, 權利盡而交疏 - '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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