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대혁명 기간에 단두대에서 처형된 조상이 있습니까?"
18세기 말 프랑스대혁명 기간에 기요틴(guillotine·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사람들의 명단을 검색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사이트가 개설됐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아마추어 계보학자인 레이몽 콩베(Combes· 50)가 개설한 '레 기요티네(Les Guillotin�s)' 사이트는 1년여 만에 23만여명이 방문했다.
1789년 프랑스 국민의회 정부 시절 의사였던 조셉 기요틴(Guillo tine)의 제안으로 도입된 사형 도구인 기요틴은 2.3m 높이의 두 기둥 사이에 무게가 40㎏이 넘는 칼날이 매달려 있는 구조다. 초속 7m로 떨어지는 칼날이 기둥 아래 묶인 사형수의 목을 순간적으로 잘라내는 이 기계는 처형의 고통을 최소화한다는 인도적 취지로 도입됐지만 이후 무차별적인 정적(政敵) 학살의 도구가 되면서 소위 '공포정치'의 상징이 됐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1792~1795년 기요틴에 목이 잘린 사람의 수는 모두 1만7500명. 그러나 콩베의 사이트에 기록된 희생자는 이미 1만8000명이 넘는다. 1989년 대혁명 200주년 당시 집대성된 희생자 명단과 네티즌들이 보내온 명단을 합한 숫자다.
콩베는 "문서상 증거가 있는 경우에만 우리 사이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공식 기록에 올라 있지 않은 희생자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조상이 대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처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드니 사라쟁 샤르팡티에(Charpentier·54)는 "내 조상은 왕의 얼굴이 그려진 금화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형된 농민이었다"며 "프랑스는 지금껏 공화정을 탄생시킨 대혁명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과거의 잘못들에 눈을 감아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