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의 작가 괴테(J. W. von Goethe: 1749~1832)가 쓴 작품이다. 그는 헤르데와 자신보다 10살 어린 쉴러와 함께 '질풍 노도 운동'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 작품은 젊은 시절 괴테가 그 운동을 시작하였을 때에 그의 내부에 굽이치고 있던 거의 모든 정열이 잘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있다.

'질풍 노도 운동'은 18세기 말에 독일의 커다란 문학조류였는데, 사상적 배경은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였으며, 문학작품에서도 자연은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본래 이 운동은 단순히 문학사조로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추진시킨 젊은 세대는 정치·사회·문화의 모든 구질서를 부정하려 했다. 또한 작품도 이상(理想)을 향해 감정(感情)을 분출되는 대로 나타내고, 독창성과 천재성을 구현하려 하였다.

이 작품의 소재는, 계몽시대의 시민인 베르테르가 유부녀인 로테에 대하여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것으로서, 천재이면서 일반인인 베르테르의 사랑으로 표현되는, 봉건사회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고뇌, 그리고 죽음 등의 내용을 서간체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이는 얼핏 구성체계가 평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가에 의해 면밀히 계산된 근대적인 소설 수법이 구사되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아름다운 산간 마을에 조용한 자연에 묻혀서 우울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베르테르라는 청년이 찾아 든다. 그는 마을 무도회에서 멋진 춤솜씨를 가진 쾌활한 여인 로테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하게 된다. 그 뒤로 로테와 친해진 베르테르는, 그녀에게서 약혼자 알베르트의 이야기를 듣고는 실망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로테를 만나고 싶은 일념 하나로 윤리적인 판단과 이성은 잠시 접어둔 채 그녀를 계속해서 방문하게 되고, 그들은 어느새 감성이 통하는 다정한 사이로 발전한다.

한편 일 때문에 도시로 나가 있던 알베르트가 돌아오게 되자, 베르테르는 그만 깊은 실의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묻어둔 채 로테와의 관계를 위해서 알베르트와 친분 관계를 맺는다. 어느 날 두 남자는 자살에 관한 찬반양론으로 심한 논쟁을 벌였고, 베르테르는 결과와 형식만을 중시하는 알베르트가 로테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안타까움만을 더 가지게 된다.

그 즈음 생일을 맞이한 베르테르는 로테에게서 책과 그녀의 리본을 선물로 받고, 그것을 사랑의 징표로 생각하고는 열정에 사로잡힌다. 알베르트와 로테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고는 그들에게 작별은 고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베르테르에게 알베르트와 로테가 결혼했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듣게 되고, 다시 만난 로테는 왠지 그에게 차갑기만 하다. 그러나 서먹했던 관계도 잠시뿐 그들은 다시 예전처럼 다정한 사이가 되어, 시와 음악으로 서로의 감성을 교류한다. 점차 감정의 자제력을 잃어 가는 베르테르에게 한 때 로테를 사랑하다 미쳐버린 청년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베르테르는 그를 마음으로 동정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새삼 한탄한다.

한편 베르테르에게 사랑의 고통을 호소하던 한 사나이가 사랑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를 위해 변론할 것을 맹세한다. 그러나 베르테르의 변론은 무의미하게 끝나버리고, 결국 그 사나이는 사형 선고를 받는다. 그 일로 낙심하여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을 찾지 못하는 베르테르에게 남편의 충고를 들은 로테가 만남을 자제하자고 해, 그를 더욱 절망에 빠뜨린다.

마지막으로 로테를 찾아간 베르테르는 억제할 수 없는 감정에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감정을 억제하는 로테는 작별 인사만을 건넨다. 실의에 빠진 베르테르는 여행을 빙자해 알베르트에게 호신용 권총을 빌리게 되고, 로테의 손에 의해 건네진 그 총을 가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이 작품에서 서간체의 기술은 베르테르의 내적 변화를 전달하기에 매우 적합한 형식으로 쓰이고 있다. 즉 편지와 일기 메모, 그리고 독백식의 단상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집자의 말 등은 감상적인 서술을 위한 수단이 된다. 또한 상대방의 답신이 따로 서술돼 있지 않고, 베르테르의 편지만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친밀하고 개인적인 느낌 외에도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효과를 가진다. 베르테르 편지의 대부분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것이지만, 빌헬름의 회답은 작품 속에 편지글의 형태로 직접 들어 있지 않고, 가끔씩 베르테르가 자신의 편지 속에서 빌헬름의 의견이나 충고를 요약해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1771년 5월 4일부터 1772년 12월 23일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에 독일 시민 사회에서 벌어진 일을 기술하고 있어서, 당시 사회의 관습과 규범, 윤리, 이성이라는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작가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