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조기종영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조기종영은 비일비재한 일. 오히려 우리나라 보다 훨씬 더 냉정하기까지 하다.
드라마의 사전제작과 동시제작이 병행하는 미국은 파일럿 드라마를 첫 방송 후 반응을 지켜보고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한다. 눈길을 끌지 못하는 파일럿 드라마는 1, 2회 방송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1980년대 인기 드라마 '전격 Z작전'(Knight Rider)을 최근 새롭게 선보였지만 냉랭한 시청자 반응에 현지에서도 파일럿만 끝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규 편성이 되더라도 안심할 순 없다. 기획 목표를 못채우고 금새 막을 내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드라마판 '오션스 일레븐'을 꿈꾼 NBC방송사의 '하이스트'(Heist)는 미국 최장수 인기 드라마 '로 앤 오더'(Law and Order)의 황금 편성 시간을 뺏으며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결국 제대로된 스토리를 펼치기도 전인 단 5회만으로 끝나고 말았다. 당연히 이유는 낮은 시청률 때문이다.
그러저럭 인기를 끌어 시즌1까지 방송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출연한 '키친 컨피덴셜'은 시즌 1으로 막을 내렸고, 미국 최고 제작자라는 제리 브룩하이머의 '이-링'(E-Ring)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시청률 때문에 당초 기획을 못채우고 중간에 끝나고 만다.
미국은 철저히 시청률에 따라 과감하게 조기종영을 감행한다. 일부 팬들의 비난, 이야기의 미완성 등은 조기종영에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일본에선 드라마 조기종영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드라마가 보통 10~13회 정도에서 끝나기 때문. 짧은 회수에 조기종영할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것이다. 또한 약 60%이상 사전제작을 마치고 방송을 시작하는 관계로 조기종영의 여지가 없다. 한창 방송 중에 드라마 전편의 제작이 완료된다. 따라서 조기종영 대신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분량을 방송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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