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타이중에서 대표팀이 머물고 있는 숙소는 하워드프린스 호텔입니다. 기자단 숙소는 랜디스 호텔이죠. 두 호텔 모두 별 5개의 최고급 숙박시설입니다.
그런데 대만에서는 호텔을 뜻하는 단어가 매우 특이합니다.
하워드프린스 호텔은 이곳 명칭으로 '복화대반점(福華大飯店)'이고, 랜디스호텔은 '영풍잔려치주점(永豊棧麗緻酒店)'입니다.
'반점'과 '주점'이라.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중화요리집'과 '술집'이란 뜻인데 이곳에서는 호텔을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주점보다는 반점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대형 고급호텔은 '대반점'이라고 칭합니다. 반점은 '판띠엔', 주점은 '지우띠엔'으로 발음하더군요.
호텔 간판을 보면 한자와 영어로 동시에 써놓았는데 '호텔(hotel)'이라는 영어 단어가 없다면 술집, 또는 음식점으로 착각하기 딱 좋습니다. 지난 22일 숙소에 처음 도착해서 호텔 간판을 보고서는 '아니 왜 술집을 숙소로 정했지'하고 순간 당황했을 정도니까요.
택시를 타고 영어로 랜디스호텔로 가자고 했더니 기사들이 잘 못 알아 듣더군요. 호텔 명함을 내밀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입니다.
왜 이곳에서는 호텔을 반점이나 주점으로 부를까요. 정확한 근거는 찾을 수 없지만 현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예전부터 숙박은 물론 식사와 술을 '호텔'이라는 곳에서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 된게 아닌가 추측했습니다. 예전 우리 조상들도 먼길 여행 중에 하룻 밤 묵는 곳을 '주막(酒幕)'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호텔을 반점으로 부르는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아침 식사 시간에 알 수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기 위해 호텔 식당에 가보니 사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호텔 객실 숫자가 뻔한데 투숙객이 그렇게 많을 수 있을까 했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투숙객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 식당을 많이 찾는다는 겁니다.
테이블마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정작 기자와 같은 외국인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여기서 들은 바에 의하면 중국 여성들이 밥짓기를 싫어한다고도 들었는데 그 이유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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