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의 토트넘이 강호 첼시를 꺾고 9년 만에 칼링컵 정상에 올랐다.

토트넘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뉴웸블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7~2008시즌 칼링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첼시를 2대1로 물리쳤다. 전반 39분 드로그바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후반 25분 베르바토프가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 전반 4분 수비수 우드게이트가 헤딩 결승골로 거함 첼시를 격침시켰다. 토트넘은 이로써 1998~1999시즌 이후 9년 만에 리그컵 챔피언에 올랐다. 통산 네 번째 리그컵 우승. 또 정규리그 성적과 관계없이 리그컵 우승으로 다음 시즌 UEFA컵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희에 젖는 순간 이영표는 없었다. 6경기 연속 결장하며 암울한 하루를 보냈다.

이영표는 리그 초반 에코토, 가레스 베일 등이 부상하는 바람에 연속 출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겨울 이적 시장을 기점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라모스 토트넘 감독은 이날도 좌우측 윙백에 심봉다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허튼을 포진시켰다. 여기에다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04년, 2007년 코파아메리카 당시 브라질대표로 활약한 베테랑 수비수 질베르투도 호시탐탐 출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비단 이영표 뿐이 아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그들은 그야말로 위기의 계절을 맞았다. 지난 주말 EPL에선 이례적으로 단 한명의 한국 선수도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희망' 박지성(맨유)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26일 선덜랜드전을 통해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은 그동안 로테이션 시스템상 두 경기 연속 결장은 없었다. 하지만 24일 뉴캐슬전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박지성은 경쟁 상대인 나니와 플래처, 안데르손 등이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자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용받지 못하는 '2진 신세'가 됐다.이동국과 설기현의 존재는 더 희미하다. 설기현은 4경기 연속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이동국도 지난 9일 풀럼전 이후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렇다보니 올시즌 직후 박지성 외에 모두 이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계약이 종료되는 이동국은 짐을 싸야 하고, 이영표와 설기현도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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