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2월 초순에 설이 있어서 고향에 돌아가기가…'의 '초순'이 무슨 뜻인지에 대한 힌트는 '初旬'이란 두 글자에 숨겨져 있으니, 보물찾기하듯이 하나하나 찾아보자.

初자는 '옷 의'(衣)와 '칼 도'(刀) 둘 다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가위가 고안되기 전 아득한 옛날에, 옷을 만들 때는 먼저 칼로 짐승의 가죽을 자르는 것에서 시작하였기에, '처음'(beginning) '시작'(start)이란 뜻을 그렇게 나타냈던 것이다.

旬자는 갑골문에도 많이 쓰였는데, 그 당시에는 '날 일'(日)이 없는 형태였다. 그 자형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지만 모두 신빙성이 낮다. 어쨌거나 그때부터 '열흘'(ten days) '열 번째'(the tenth)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初旬은 '한 달의 첫[初] 번째 열흘[旬] 동안'을 이른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의 '하루'가 무슨 뜻인지가 아리송하면 다음 명언을 보면 금방 이해가 될 듯. '갓난 송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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