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부대이전 방침이 결정되었으나 실제 이전하는데는 진척이 더뎠던 서울 금천구 독산동 육군 도하부대터가 첨단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22일 금천구(구청장 한인수)에 따르면, 국방부는 시흥대로 362번지 일대에 위치한 육군 도하부대를 2009년까지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현 부지(19만2830㎡)에 대한 매각계약을 ㈜삼양사와 맺었다. 이에 따라 이곳과 시흥역 주변, 시흥네거리, 기아자동차 공장, 대한전선 공장부지를 포함하는 부지 63만6393㎡에 대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해졌다. 금천구는 2009년까지 이곳을 주거·상업·업무기능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애물단지 부지가 노른자 땅으로
도하부대 이전 논의는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하부대는 남북 방향으로 길쭉한 모양인 금천구 가운데쯤 위치해 있다. 때문에 이곳을 빼놓고 금천구 일대를 대규모로 개발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도하부대 부지는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었다. 이에 따라 금천구는 부대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국방부도 시내에 위치한 도하부대가 비상시에 기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1998년 이전을 결정했다.
당시 국방부는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부지로 이전을 추진했다. 청계산 기슭 개발제한구역인 이곳은 한강, 경부고속도로와 가까워 작전을 펼치기에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대규모 산림파괴 등을 우려하는 성남시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결국 성남시 금토동 이전은 무산됐다. 이후 부지매각에 관한 구체적인 진행사항이 없어 지연돼다 작년 12월 이 땅의 옛 소유자인 삼양사가 사들이게 됐다. 원래 삼양사 소유이던 이 땅은 1976년 국방부가 사들여 군부대로 이용하고 있었다. 금천구는 "도하부대는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층 주상복합단지 조성
내년까지 부대이전이 끝나면 그 자리엔 40층 이상의 주상복합 고급아파트와 업무빌딩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도하부대 부지는 수도권 전철 1호선 독산역과 시흥역 사이에 위치한데다 시흥대로를 끼고 있고 인근에는 서해안고속도로, 서부간선도로 등도 있어 교통 요지로 꼽힌다. 부지 북측에는 종합병원과 영어체험마을 등이 들어서고, 시흥역 인근에는 중소기업지원센터, 비즈니스호텔 등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배후시설도 유치할 예정이다.
안양천 주변에는 130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다. ㈜삼양사가 시공사로 선정한 우림건설은 2012년까지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아파트 분양은 2009년쯤 이뤄질 전망이다.
도하부대 부지 남쪽에는 오는 10월 금천구청, 금천구의회 등이 들어서 종합행정타운도 이루게 된다. 이곳 인근에 위치한 대한전선 공장부지에는 금천구의 랜드마크가 될 65층 규모(높이 250m)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이 추진된다.
◆공군부대 이전도 추진
금천구는 도하부대 북쪽에 인접한 공군부대(11만3367㎡) 이전도 추진하기로 했다. 공군부대~협진로에 이르는 구간을 개발구역에 포함시켜 총 87만7702㎡ 부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금천구는 "공군부대 이전에 대해서도 국방부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계획 수립, 부대이전, 개발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2012년쯤에야 실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공공기관이 군부대 이전비용을 대고 대신 부대 부지를 받는 방식을 통해 개발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한인수 금천구청장은 "도하부대는 이전 후 즉시 건축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마련하고, 공군부대도 2009년에는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이들 부지가 첨단복합단지로 바뀌면 서울 서남부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