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코트를 누비며 연습생 신화를 쓰는 3인이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던 설움이 실린 듯 이들의 스파이크엔 아픔과 눈물이 배어 있다.

흥국생명의 '미녀 센터' 전민정은 여자부에선 유일하게 훈련생에서 주전으로 성장했다. 센터로서는 작은 1m80의 키 때문에 중앙여고 졸업반이던 2004년 열린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실의에 빠지지 않고 월급 80만원을 받는 훈련생으로 팀에 합류했고, 혹독한 수련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며 흥국생명의 V-리그 2연패에 공헌했다. 그 때마다 전민정은 "나를 뽑지 않은 감독님들이 후회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올시즌 전민정은 태 솔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의 중앙을 온전히 책임지고 있다. 자신만의 특별한 이동공격을 개발, 김연경-황연주의 좌우쌍포로 대변되던 팀에 다양한 공격루트를 제공하며 11연승(1패)과 선두 질주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남자부 삼성화재의 강민웅은 지난 일요일(20일) 현대캐피탈전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채 수련 선수로 유니폼을 입었지만 '컴퓨터 세터' 최태웅과 2순위로 지명된 신인 대어 유광우가 버티고 있는 주전 라인엔 낄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유광우가 발목 수술로 시즌 아웃된 덕분에 4, 5세트에서 근육통을 앓은 최태웅을 대신할 수 있었고, 감각적인 토스와 2차례 멋진 2단 공격을 성공시키며 맞수를 꺾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 세터 운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라이트 양성만은 아예 '탈락생 신화'라고 할 만하다. 2005년 드래프트에서 훈련생 자격마저도 꿰차지 못한 그는 해남에서 동호회 선수로 뛰다가 전남체육회 대표로 전국체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덕분에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고 곧 주공격수가 됐다.

올시즌 매서운 스파이크로 아마팀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양성만은 총 215득점으로 장광균(226득점ㆍ대한항공), 이경수(222득점ㆍLIG손보)와 국내파 공격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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