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SK가 2008년에도 외국인투수 케니 레이번(34)과 함께 한다. SK는 17일 총액 37만5000달러에 레이번과 재계약했다.

지난 14일 마이크 로마노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윈 쿠비얀을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SK는 이로써 레이번-쿠비얀 체제로 2008시즌을 치르게 됐다. SK의 레이번 재계약으로 공중분해 위기에 놓인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이 모두 외국인선수 인선을 마무리했다.

SK는 레이번을 잔류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레이번은 지난해 시즌 중에도 일본에서 관심을 보였다. 시즌 후 다니엘 리오스와 함께 일본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SK는 굳이 레이번을 두고 일본 구단들과 머니 게임을 벌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레이번이 좋은 투수지만 머니 게임을 벌일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었다. 결국 레이번은 적정가에 SK에 잔류했고, 올 시즌에도 SK 제1선발이라는 짐을 안게 됐다.

레이번은 지난해 32경기에 선발등판, 184⅔이닝을 던져 17승8패 방어율 3.27을 기록했다. SK에서 유일하게 출장한 전경기를 선발등판했으며 가장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했다. SK의 유일한 완투경기도 레이번의 선발등판 경기였다. 또한, SK 구단 최다승(17승)을 기록할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도 컸다. 비록 승수를 올리지 못한 채 1패만 거뒀지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도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해내는 등 방어율 1.13으로 호투하며 가을에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레이번은 여타 에이스들과 비교할 때 위압감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볼넷(86개)을 허용할 정도로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9이닝당 볼넷은 4.19개에 달했다. 또한, 17승 중에는 5승은 퀄리티 스타트를 하지 않고도 거둔 승리들이었다. 게다가 홈경기에서는 12승5패 방어율 2.78로 특급피칭을 했지만, 원정경기에서는 5승3패 방어율 4.15로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내성적이고 까탈스러운 성격이라 에이스 이미지가 부족했고 팀 융화에도 다소 문제를 노출했다.

그렇다면 과연 레이번은 2년 연속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역대 2년차 외국인투수들은 1년차(3.69)보다 2년차(3.88) 때 평균 방어율이 상승했다. 구질 및 투구패턴의 노출과 자기계발의 부족이라는 뚜렷한 요인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3년으로 한정할 경우에는 얘기가 180도 달라진다. 오히려 1년차(3.62)보다 2년차(3.06) 때 평균 방어율이 훨씬 더 좋아진 것이다. 여전히 한국프로야구는 투고타저의 연장선상에 놓여있고, 레이번의 구위는 알아주는 수준이었다. 레이번에 대한 기대치는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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