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과 국내 최대 백신 및 보안서비스 제공업체 안철수연구소가 15일 '백신엔진 제공'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NHN이 운영하는 검색 포털 네이버(http://www.naver.com)의 보안서비스 'PC그린'에 안철수연구소(http://www.ahnlab.com)의 백신엔진을 제공, 이용자가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PC그린은 국내 최초로 멀티엔진 기반 무료 보안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졌다. NHN은 또 사용자들이 자신의 PC환경에 적합한 백신엔진을 직접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20년간 축적한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의 대응력을 갖춘 안철수연구소마저 백신 엔진을 무료로 제공함에 따라 소비자 시장에서 유료 모델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됐다. 특히 이스트소프트 알약이나 야후 툴바 무료 백신 등 무료화 분위기에 안철수 연구소까지 대세를 인정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개인용 백신 전면 무료화' 시대를 열게 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오는 21일부터 실시간 감시 기능이 포함된 PC그린의 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르면 오는 4월에 안철수연구소의 백신엔진이 추가로 탑재될 예정이다. 안철수 연구소도 자사의 온라인 백신 서비스 ‘빛자루’의 전면 무료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안철수연구소는 그동안 백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네이버와 손을 잡은 것은 "국내 최대 포털과 싸우는 것보다 손을 잡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휘영 NHN 대표는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PC그린은 이용자 환경 보호를 위해 인터넷 포털과 보안업계가 함께 만들어 가는 무료 보안서비스"라고 강조, 안철수연구소의 백신엔진 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엔진도 도입해 '개인용 보안 종합 플랫폼'으로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간접 확인했다. 실제로 NHN은 세계적인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랩의 백신 엔진 라이선스 계약도 맺고 있다. NHN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하우리와도 엔진 제공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 단계에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안철수연구소 오석주 대표는 자료에서 "정보보안은 중요한 인프라인 만큼, 양사의 협력이 사용자의 보안의식을 높이고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혀 '대의명분' 이외에는 사실상 큰 의미를 제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개인용 백신사업 매출 규모는 55억~60억원 수준이다. 안철수연구소가 개인 사용자들에게 백신을 무료화하면 이 시장이 사라지게 된다. 일부에서는 안철수연구소가 네이버에 엔진을 제공하는 ‘공급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완전히 무료화 한다는 것 보다는 기존 V3 유료 모델을 계속 유지하면서 부가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에 유료로 사용하던 사용자들을 어떻게 만족시켜 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엔진 라이선스 개념이라 네이버 사용자를 확보하는 부분까지는 들은 바가 없다”며 “MOU 체결 단계라 구체적인 것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1년 단위로 라이선스 계약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특히 라이선스 비용에 대한 질문에 “비용을 적게 받고 많이 받고의 문제는 아니다”며 “어렵게 소프트웨어 산업을 일궈 온 리더로서 우리(안철수연구소) 입장에서는 엔진 공급이 단순하게 ‘해피한(즐거운)’ 것은 아니다”고 말해 서운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