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동사무소 직원들은 영어를 잘해요."(미국인 앤더슨 케인씨)
"서래마을엔 마을버스 노선표가 불어로 돼 있죠."(프랑스인 시리엘 몽포트씨)
"이촌동엔 일본에서 유학한 미용사들이 많아요."(일본인 와카바야시 켄고씨)
서울에는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동네가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 용산구 이촌동 일본인 마을, 서대문구 연희동 차이나타운 등이다. 이 동네들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모이는 이유가 있다. 이태원1동 사무소엔 유창한 영어로 생활 정보를 상담해줄 수 있는 전담 직원이 있다. 주택가 곳곳에는 영어로 '쓰레기 분리수거 요령'을 안내해 놓았다. 또 4~7세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서울국제어린이조기학교(ECLC)가 이곳에 있는 점도 젊은 외국인 부부들에게 인기다.
서래마을은 한국에 있는 프랑스인 1000여명 중 절반이 사는 곳. 마을버스 정류장 표지판에는 불어가 병기돼 있다. 근처 신한은행 반포서래 지점은 불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있다. 동네 수퍼마켓 게시판엔 '요가 교실' '피아노 레슨' 등의 생활정보가 영어나 불어로 적혀 있다. '리틀 도쿄'라 불리는 이촌1동 일대 일본인 아파트촌에는 5000여명의 일본인들이 산다. 이 동네 병원·유치원에서는 일어가 다 통한다. 심지어 부동산이나 수퍼마켓 주인도 일본어가 유창하다.
이들 동네의 공통점은 관공서나 은행, 가게 등에서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되고, 쓰레기 분리 수거와 같은 생활정보 안내도 외국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다는 점이다. 이 동네들의 장점을 잘 살리면 서울과 대한민국 전역을 '글로벌 빌리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