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은 진정한 팔색조다. 적어도 CF 속에서는 그렇다.
뽀얀 피부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는가 하면, 채널을 돌리기가 무섭게 현란한 섹시 댄스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런 팔색조 매력이 아직 연기로 승화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1997년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전지현은 한 프린터 광고에서 섹시한 웨이브 댄스로 CF 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1998ㆍSBS), '해피투게더'(1999ㆍSBS)로 안방무대에 도전했지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한편 영화는 CF와 함께 그녀를 한류스타의 반열에 올려놨다. 2000년 '시월애'로 무난한 연기를 선보인 전지현은 이듬해 '엽기적인 그녀'(2001)로 전국 관객 약 500만 명을 기록했다. 휴대폰, 화장품, 차음료 등 굵직한 광고모델을 도맡으며 '전지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즈음이다. 이듬해 '4인용 식탁'에서 섬뜩한 카리스마를 지닌 신비녀로 파격 변신을 시도하지만 평단과 관객의 평가는 냉혹했다. 관객들은 아직도 '엽기적인 그녀'와 CF 속에서 보여진 그녀의 이미지를 좋아했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는 이런 관객들의 호불호를 정확히 간파, 중국에서까지 전지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CF퀸 전지현'은 분명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공작이다, 하지만 데뷔 11년차를 맞는 지금까지도 '배우 전지현'은 여전히 실험 중에 있다. 2006년 '데이지'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그녀의 매 실험은 '연기력 논란'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게 됐다. 신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로 돌아온 전지현의 '배우'로서의 모습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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