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날빛군

최근 조기 전형으로 미국 텍사스A&M 대학에 합격한 권날빛(논산 대건고3)군. 권군은 공군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으로 떠났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귀국했다. 하지만 학교적응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미국에선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국내에선 내신이 곤두박질쳤다. 처음엔 낙담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영문학을 즐겨 읽었고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 틈틈이 영어 소설까지 쓰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최근에는 미국 iUniverse 출판사를 통해 'Light for Phaedra's Mourning(파이드라의 애도를 위한 빛)'이라는 영어 소설까지 펴냈다. 내신이 뛰어나지 않았지만 글쓰기 실력 덕분에 가산점을 받아 합격했다. 권군은 "조기 유학을 다녀왔으니 영어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귀국 후 영어 실력을 더 갈고 닦아 자신만의 무기로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하루 한 편씩 시나 수필을 쓰라

권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초·중등학교 무렵에는 일기 쓰기가 문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 고1 때부터는 일기와 함께 하루 한 편씩 시나 수필을 썼다. 일기 쓰기만으로는 문장력을 키우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글감은 주로 생활 속에서 찾았다. '햄릿'을 읽은 날에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소설 속 대사를 주제로 글을 쓰기도 하고, 록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글로 옮겼다. 쓰는 분량이 많으면 매일 쓰기 힘들어 원고지 5~10매 정도로 짧게 썼다. 소설을 쓰면서도 글 솜씨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글을 쓰다가 막힐 때면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 읽으며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가는지 살폈다. 권군은 "에세이는 강렬하고 생동감 있는 글쓰기가 생명"이라며 "이는 하루아침에 기를 수 있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꾸준히 쓰며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권군은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영영사전과 유의어사전을 항상 곁에 뒀다. 특히 유의어사전은 글을 쓸 때 매우 유용했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수십 개의 단어를 보여줘 참신한 표현을 쓸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권군은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에세이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며 "조기유학을 다녀와 영어에 능숙한 학생이라도 늘 사전을 보며 다양한 단어를 익히라"고 조언했다.

◆영문학 공부하면 영어 에세이, SAT에 도움

권군은 조기 유학을 마치고 국내 고교에 진학한 후배들에게 "고교 졸업 후 다시 미국 유학을 갈 생각이라면 영문학을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영문학을 공부하면 영어 에세이 작성은 물론 SAT 시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권군은 고교생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영문학 서적을 읽을 때 문학 비평서를 활용했다. 윌리엄 포크너 등 난해한 작가들의 작품은 한 단락씩 비평서를 먼저 읽고 난 뒤 원서를 읽으면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영미문학협의회에서 펴낸 '영미문학의 길잡이'를 주로 봤다. 권군은 "영문학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를 기른 덕분에 SAT나 영어 에세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문학을 읽으면서 처음 본 단어들은 수첩에 따로 정리했다. 나중에 시나 수필을 쓸 때 활용하거나 즉흥적으로 대본을 만들어 혼자 연기해 봤다. 단어나 문장을 외우는 데는 직접 쓰고 말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유명 대학의 교수가 됐다고 가정하고, 보이지 않는 학생들을 향해 강연하거나 유명 여배우를 상대로 인터뷰하는 상황을 연출해보기도 했다. 권군은 "직접 각본을 쓰고 연기를 해보면 글쓰기 실력뿐 아니라 말하기 실력도 늘어 면접 등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