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일부에서 이회창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추진하는 신당과 합쳐 '대통합 야당'을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진 일부와 충청권 의원들이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대선 직후 이런 얘기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왔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 현실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몸값 높아지는 이회창… 이회창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4일 서울 와룡동 한 빌딩에서 열린 전주이씨 종친회 신년하례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충청권의 한 신당 초선 의원은 4일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일당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신당만으론 안 되는 만큼 이회창씨가 추진하는 신당과 '범야권 대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지역 의원들은 어느 정도 뜻을 모았고, 이회창씨 주변에서 신당을 추진하는 사람들과도 물밑에서 상당한 교감을 갖고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당의 다른 충청 출신 의원도 "오늘 지역구를 5~6곳 돌았는데, 모두 이회창 당으로 가라는 얘기를 하더라"며 "신당이 얼마나 쇄신을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인제 의원도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이회창 후보가 만드는 신당과 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이 모두 합쳐야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개헌 저지선(100석)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런 구도를 만들기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 김상현 전 의원 등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한 중진 의원은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 그런 기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당의 진로를 조금 더 지켜보고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