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386 최측근인 안희정씨<사진>가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친노(親盧)라고 표현돼 온 우리는 죄 짓고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폐족(廢族)"이라고 했다. 폐족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온 말로,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을 뜻한다.
안씨는 이 글에서 “민주개혁 세력이라 칭해져 왔던 우리 세력이 우리 대(代)에 이르러 사실상 사분오열, 지리멸렬의 결말을 보게 됐으니 우리가 어찌 이 책임을 면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친노 세력은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물어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만큼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또 안씨가 주축이 돼 만들었던 노 대통령의 친위 조직인 ‘참여정부평가포럼’도 오는 28일 회의를 갖고, 활동 종료를 선언할 예정이다. 친노 진영이 ‘몸 낮추기’로 활로(活路)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씨는 “지금은 ‘무엇이 실패이고 무엇이 잘못됐다는 말이냐’라고 항변하기 전에,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시간”이라고 했다. 안씨는 내년 4월 총선 때 충남 논산에서 출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