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19일 실시된 제17대 대선에서 과반(過半)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100% 개표 결과 1149만2389표(48.7%)를 얻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617만4681표, 26.1%)에 531만7708표 앞섰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355만9963표(15.1%)로 3위였다. 이번 대선에서 나온 이 당선자와 2위 정동영 후보 간의 격차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재도입 이후 최다(最多) 표차이다. 지금까지는 1987년 13대 대선에서 나온 194만5000여 표차(8.4%포인트)가 최다 기록이었다. 10명의 후보가 완주한 다자(多者) 구도에서, 과반 가까운 득표율로 2위와 528만표 가까운 격차를 벌린 것은 이례적인 압승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김대중 후보에 패한 지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이 당선자는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등을 거쳐 1992년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들어와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됐으며, 지난 8월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당 대표를 누르고 후보로 확정됐다.

이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이날 밤 9시55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매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분열된 사회 화합과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후부터 시작된 이날 개표는 이 당선자가 처음부터 크게 앞서 나가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 당선자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유권자들의 절반이 모여있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당선자는 대구·경북에서 70%, 호남에선 정동영 후보가 8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번 대선에서도 동서(東西) 현상이 이어졌다.

여당 출신 후보가 대선에서 야당 후보에 22%포인트 이상 뒤지며 참패한 것은 대선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범여권은 대선 패배 책임을 놓고 심각한 내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63%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