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 현상을 보여주기 위해 강의 받던 학생을 불러 앉혀 고양이 털가죽으로 마구 때리고, 진자 운동을 설명해주려고 몸소 줄에 매달리는 물리학과 교수.

괴짜처럼 보이는 이 사람은 MIT의 월터 르윈(Lewin) 교수다. 올해 나이 71세인 그가 온몸을 던져 재미있고 쉽게 물리학을 가르치는 강의 동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19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르윈 교수는 강의 내용을 인터넷으로 누구나 볼 수 있게 한 MIT의 오픈코스웨어(OCW) 프로그램에 따라, 자신의 50분짜리 강의 장면들을 동영상 파일에 담아 웹사이트에 게재한다.

직접 줄에 매달려 진자운동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월터 르윈 MIT 교수. 오른쪽 아래는 얼굴사진.

그는 원기 왕성한 모습으로, 때론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강의를 진행한다. 한 수업에선 반바지와 샌들차림으로 등장해, 높은 곳에서 떨어뜨린 원숭이 인형을 골프 공을 쏴서 맞춘다. 자유낙하와 포물선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진자 운동을 가르칠 땐,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설명하며 진자 운동하는 강철 공으로 벽에 건 유리를 깨뜨리기도 한다.

다양한 소재와 교습 방법이 등장하는 그의 강의는 학내 웹사이트는 물론, 미 유명 대학의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이튠즈유(iTunes U) 서비스에서도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그의 강의를 접한 각국 학생들은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17세 인도 소녀는 "교수님의 비디오 강의 덕분에 물리학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됐어요"라며 기뻐했다. 많은 사람들은 또 주변에서 그냥 무심코 보던 것들의 움직임을 물리학적으로 이해하면서 진짜로 '보게' 됐다고 감사한다. 한 이라크 학생은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전쟁 중이지만, 교수님과 MIT가 미국에 있어서 미국을 좋아하게 됐어요"라고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