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신용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관측이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FT는 렉스 칼럼을 통해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신용위기와 유사한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이전투구 양상을 나타내고, 3개월 코리보(국내 은행간 금리)가 3년래 최고치에서 움직이는 점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FT가 한국을 신용위기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거론한 것은 시중은행들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

한국은 호주를 제외하면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시중은행들의 대출자산이 예금자산보다 훨씬 많은 국가다. 나머지 아시아 국가 시중은행들의 대출/예금자산 비율이 60~80%인데 비해 한국은 130%에 이른다.

문제는 대출자산이 예금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예금자산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 JP모간에 따르면 올들어 시중은행들의 예금 자산은 2% 가량 감소했다. 유동성 압박에 직면한 은행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당국이 해외 차입에 제한을 가하면서 신용시장은 더욱 경색됐다.

국내 채권시장의 주요 매수세력이었던 시중은행들이 단기채를 발행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또 스왑시장이 요동치면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1억달러의 손실을 맛봤고, 이로 인해 한국의 은행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한국 신용시장의 이같은 문제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시적인 것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예금자산 감소와 같은 사례들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귀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돼 한국 채권시장의 주고객층인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시장을 빠져나간다면 시중 은행들은 급기야 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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