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하다 보면 새삼 느끼게 되는 교훈이 있다. '사람을 외모만으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건데, 송지효가 딱 그랬다. 사실 처음엔 어려웠다. 그건 그저 예쁜 여성을 마주 했을 때의 부끄러움과는 다른 것이었다. 아마도 재수 없을 정도로 얄밉고 섬뜩하기까지 했던('궁', '여고괴담3-여우계단')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리라. 물론 최근에는 드라마 '주몽'을 통해 '참한' 여성의 이미지로 한결 다가오긴 했지만.

하지만 이같은 편견을 떨쳐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녀는 '색즉시공 시즌2'(감독 윤태윤)에서 연기한 '경아'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화장실에서 남자친구에게 휴지를 갖다 달라는 여자, 여대생의 치맛속을 궁금해하는 남자친구를 혼내기 위해 '셀프 아이스케키'를 감행하는 여자가 바로 '경아'다. 시쳇말로 '깨는' 역할인 데다 전작 '주몽'에서의 캐릭터와는 달라도 한참 달라서 주변의 걱정도 많이 샀다. 그러나 지효 속에 경아 있었다.

문제는 수영이었다. 송지효의 고향은 경북 포항. 포항에서 세 살때까지 자랐다. 게다가 어머니는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당연히 물에는 익숙했지만, 정작 수영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다. 결국 크랭크인 두 달 전부터 매일 5시간 이상의 수영 훈련을 소화했다. 하루 3시간씩은 국가대표 상비군과, 2시간씩은 어머니와 함께 수영을 했다. 예쁜 몸매를 위해 음식 조절까지 병행하다보니 나중에는 쓰러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허기와 고통,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현장에서는 웃다가 쓰러졌다. "어찌나 모두들 재치가 넘치시는지 드라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대본대로 나온 게 하나도 없어요. 거의 애드리브였죠. 아침에 현장 갈 준비를 하면 웃음부터 터져나올 지경이었어요."

분위기 잠깐 어색해질 각오하고 화제를 돌렸다. 기자 시사회 직후부터 관심이 뜨거웠던 그녀의 노출신에 대해 물었다. 머뭇머뭇대다 간신히 물었건만 그녀의 답은 명쾌했다. "원래는 노출 설정이 없었는데 움직이는 도중 슬리브가 벗겨지면서 가슴이 살짝 나온 것 같아요. 사실 시사회 때 처음 봐서 저도 적잖이 놀라긴 했는데… 괜히 화내거나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벗으려고 했으면 애초부터 그냥 벗었겠죠."

마지막으로 수많은 총각 독자들을 위해 물었다. 남자를 볼 때 능력 위주로 보는 지, 아니면 마음씨를 위주로 보는 지. 대한민국 총각들이여, 희망을 가지시라. 돈은 자기가 벌면 된단다. 그럼 명쾌한 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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