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자 A31면에 ‘고 이방자 여사의 외조카 이케노보 야스코 방한’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는데 기사를 읽어보니 ‘이방자 여사 언니의 딸’인데 호칭을 ‘외조카’라고 했다. 우리말에는 ‘외조카’라는 말이 없기 때문에 언니의 딸은 ‘이질녀(姨姪女)’라고 해야 한다. 우리말에 외척의 혈연관계를 지칭하는 어휘에 ‘외종, 외숙, 외조, 외손’ 등이 있어 혹시 이에 유추하여 ‘외조카’라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잘못 쓴 호칭이다.
이질은 언니나 여동생의 아들딸을 일컬으며 남자 형제 쪽에서 누이의 자녀를 지칭하는 경우는 ‘생질(甥姪)’이라고 해야한다. 한문으로 된 표현이지만 엄연히 우리의 고유한 말이다. 한 촌수 더 늘어 사촌 간이면 종(從)을 앞에 붙여 종질(從姪·종조카), 종질녀, 종생질(녀), 종이질(녀)이다. 종이질과 이종질은 다르다. 종이질은 사촌 자매의 자녀이고 이종질은 이종 사촌(자매의 자녀 간)의 자녀다. 요즈음 사람들이 많이들 조카딸, 조카며느리, 조카사위라고 한다. 사전에도 나오는 말이니 틀렸다고는 할 수가 없지만 이왕이면 원래의 호칭을 쓰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