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아닌 연기자가 되고싶어요."
연기자 장예원은 여느 신인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대다수의 신인들이 빨리 스타가 되기 위해 부나방처럼 이리저리 날개를 퍼득이는 것과는 반대로 느릿느릿 소걸음을 걷고 있다.
장예원은 올해 영화 '장마'(감독 고충길)로 전주국제영화제의 헤로인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얼마 후 '배구 얼짱 스타' 김요한의 여자친구임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흔히 말하는 스타 띄우기 마케팅의 최적 조건을 갖췄지만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기본으로 돌아가 상업영화 대신 젊고 신선한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영화 '감자 심포니'(감독 전용택)를 선택했다.
"제가 고3 때 VJ로 데뷔해서 한동안은 빨리 스타가 되고 싶다는 조바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연기가 재미있어요. 그래서 차근차근히 하자고 생각했죠." 말하는 모양새가 허투로 내뱉는 게 아니다.
연기를 위해 매일 자기 전에 연기 노트를 작성한다. 따로 또 일기도 쓴다. 아무리 힘들어도 빠뜨리지 않는 그녀의 소중한 시간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결코 쉽지 않은 노력이다.
"연기 노트를 쓰면서 연기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배워야 할 게 많이 남았다는 것도요."
그녀는 연기 노트의 힘으로 연기에 임하는 자세와 집중력을 꼽았다.
한번은 강원도에 틀어박혀 '감자 심포니'만 찍다가 CF 촬영차 홍콩을 갔는데, 머리속에 온통 영화 생각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오랜만에 외국 바람도 쐬고 쇼핑도 즐길 수 있었지만 그런 것보다 연기가 하고 싶은 자신을 깨달은 것이다.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가짐이 연기 노트의 마력이었다. 연예인이 아닌 연기자라는 목표를 향해 차분히 걷고 있는 장예원의 소걸음 행보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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